안형준 사장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더 나은 일터 만들 것”…오요안나 어머니 “딸의 죽음 헛되지 않게 당연한 요구한 것”

이어 안 사장은 "오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라면서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 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MBC는 이날 참석한 고 오요안나의 유족과 합의서에 서명했으며, 유족에게 명예사원증을 수여하는 한편 재방방지책을 약속했다.
MBC 측은 "지난 4월 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 프래랜서를 비롯해 MBC에서 일하는 모든 분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안형준 사장으로부터 딸의 명예사원증을 전달받은 뒤 오열했다.
앞서 장 씨는 지난 9월 8일부터 10월 5일까지 MBC 앞에서 딸에 대한 괴롭힘 관련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고인의 명예 회복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다.
장 씨는 "많은 분들의 응원과 염려, 도움 덕분에 끝나지 않을 거 같은 MBC와의 교섭이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딸의 분향소에서 곡기를 끊고 28일간 단식농성을 이어갔던 것이 벌써 꿈같고, 합의서에 서명하기 위해 MBC에 와있다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 씨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MBC에 대해서 분노가 깊었고,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곡기를 끊었다"면서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과 회사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 사과 등은 모두 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기 위한 당연한 요구를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MBC 공채로 기상캐스터가 된 고인은 2024년 9월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휴대전화에서는 동료 기상캐스터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고용노동부는 5월 특별근로감독 결과 고인에 대한 괴롭힘이 실제로 있었다고 결론 내렸으나, 고인이 프리랜서 신분인 점을 들어 직장 내 괴롭힘은 인정하지 않았다.
MBC는 지난 9월 기존 기상캐스터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해당 직무를 폐지하는 대신, '기상·기후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MBC는 고인의 2주기 기일인 2026년 9월 15일까지 MBC 사옥 내부에 고인에 대한 추모공간을 마련한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