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지역 꽁꽁, 고가주택 집중타격, 전세 대출 틈새도 막아…전문가들 5~10% 조정 예상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서울과 수도권의 만성적인 주택부족을 해결할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9·7 대책에서 약속한 연 27만 호의 수도권 주택 공급은 실제 입주까지 최소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 확대로 인한 문제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관측이다.
#왜 또다시 대책이 나왔나
정부가 다시 칼을 빼 든 이유는 각종 지표가 부동산 시장의 ‘이상 과열’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일괄 제한하며 잠시 안정되는 듯했던 시장은 9월 들어 다시 요동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8월 0.08%까지 떨어졌으나, 9월 마지막 주에는 0.27%까지 치솟으며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송파구(+12.22%), 강남구(+9.88%), 서초구(+9.73%) 등 강남권과 한강 벨트의 과열이 시장 불안을 주도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6·27 대책 직후인 7월 2.3조 원까지 줄었던 가계대출 증가액은 8월 4.7조 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고,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져 소비자 주택가격전망지수는 7월 109에서 9월 112로 꾸준히 상승했다. ‘집값은 오른다’는 심리가 팽배해진 셈이다.
#사실상 서울 경기 전면 규제
10월 16일부터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동시 지정됐다. 기존에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만 규제 지역이었지만 이번에 서울의 나머지 21개 구가 모두 포함됐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 등 12개 지역이 새롭게 지정됐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40%로 축소된다. 이는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기존에는 7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4억 원까지만 빌릴 수 있어 자기자본 6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재당첨 제한 등의 불이익도 함께 적용된다. 규제지역 내 전세대출 보유자는 3억 원 초과 아파트 취득이 제한되고, 1억 원 초과 신용대출 보유자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1년간 주택 구입이 금지된다.
이들 지역은 토허구역으로도 동시 지정돼 해당 지역 아파트 및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 동 이상 포함된 연립·다세대주택’을 취득하면 반드시 2년간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 갭투자 수요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토허구역 내 비주택담보대출(오피스텔, 상가, 토지 담보대출 등)의 LTV도 70%에서 40%로 강화된다. 이는 주택뿐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까지 규제망을 확대한 것으로, 투기 자금의 우회 경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토허구역 지정 효력은 10월 20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발생하며,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규제는 어떻게?
규제지역 전면 확대와 함께 정부는 주택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를 세분화하는 ‘핀셋’ 규제도 도입했다.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 주택은 대출 한도가 4억 원으로, 25억 원 초과 아파트는 2억 원으로 제한된다. 25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기존에는 6억 원을 빌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2억 원만 빌릴 수 있어 자기자금 23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현금 부자 외에는 진입이 불가능하도록 해 고가주택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1주택자 전세대출에 대한 DSR 적용이다. 이전까지 DSR 산정에서 제외됐던 전세대출 이자상환액이 포함되면서, 전세를 끼고 추가로 집을 사는 ‘갭투자’가 훨씬 어려워졌다. 이는 ‘지방에 집 한 채 갖고 있으면서 서울에서 전세 살다가 서울에 집 한 채 더 사는’ 패턴이나, ‘서울에 집 한 채 갖고 있으면서 전세로 이사 다니며 갈아타기 하는’ 투자 방식에 제동을 거는 강력한 조치로 평가된다. 전세대출 DSR 적용은 10월 29일부터 시행되며, 무주택자의 전세대출은 당분간 제외된다.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도 기존 1.5%에서 3.0%로 2배 상향됐다. 스트레스 금리란 DSR 산정 시 실제 대출금리에 가산하는 금리로, 향후 금리 변동 가능성을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 조치로 대출 한도가 최대 15% 추가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향후 한은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 나타날 대출 한도 확대 효과를 상쇄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 시장의 충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25개 구 전체가 규제지역 및 토허구역으로 묶이면서, 사실상 서울에서 집을 사는 것 자체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강남·한강 벨트(강남, 서초, 송파, 용산, 광진, 강동, 성동, 마포, 영등포 등)는 단기적으로 ‘거래 절벽’ 수준의 충격이 예상된다. 특히 15억 원 초과 아파트 시장은 현금 동원 능력이 없는 한 진입이 불가능해져, 거래량이 사실상 증발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가격 단기(3~6개월)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수 수요가 급감하는 반면, 규제 강화 전 급등했던 가격에 대한 부담감과 추가 규제 우려로 매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5~10%의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가 원천 차단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서울의 근본적인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규제 완화 시 가격이 다시 급등할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비강남권(강북, 서남권, 동북권 등)도 규제지역으로 새롭게 편입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실거주 목적의 실수요자가 집중되며 가격 조정은 소폭 하락(2~5%)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9·7 공급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은 경기도의 신규 규제지역 12곳이 서울과 같은 규제가 적용되며 거래량이 급감하고 3~7%가량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좋아 최근 집값이 급등했던 하남, 과천, 분당 등의 충격파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경기·인천 기타 지역은 ‘풍선효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정부가 풍선효과 발생 시 추가 규제를 예고한 만큼, 그 효과는 제한적이고 단기적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과거 규제 강화 시에도 풍선효과는 1~2개월 정도만 지속됐다가 추가 규제로 진정되는 패턴을 보였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이번 대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수도권 시장과 완전히 분리돼 각 지역의 개발 호재나 인구 증감 등 개별 요인에 따른 차별화 장세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인구 유입이 지속되는 세종, 대전, 대구 등 광역시는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구 유출이 심한 중소도시와 군 지역은 하락세가 지속될 듯하다.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