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허웅 1라운드 MVP 유력…정관장 유도훈 감독 2년 공백 우려 깨고 선두 질주

현재 KBL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부산 KCC 가드 허웅이다. 경기당 평균 득점 19.3점으로 국내 선수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 이정현(고양 소노)과 4점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외국인 선수들과 견줘도 평균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허웅의 득점은 지난 시즌 대비 약 5점이 상승했다. 단순히 '많이 던져서' 득점이 오른 것은 아니다. 3점슛 성공률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4%이상 상승)을 기록했다.
승부처에서는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인다. 10월 16일, 상위권에서 경쟁하던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허웅은 경기 종료 7초를 앞두고 결승 3점슛을 성공시켰다. 그 덕에 KCC는 최종 2점 차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날 외에도 승부처에서 허웅이 책임을 지는 상황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허웅의 맹활약에 소속팀 KCC도 웃는다. 개막 직후부터 허웅은 KCC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KCC는 1위와 2위 자리를 오가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 기록에 팀 성적까지 호조를 보이는 상황, 허웅은 유력한 1라운드 MVP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수상에 성공한다면 허웅 커리어 최초의 라운드 MVP다. 이 같은 추세라면 정규시즌 MVP 또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데뷔 이래 열두 번째 시즌을 맞은 허웅, 성장의 비결 중 하나로 '벌크업'이 꼽힌다. 소속팀 사령탑 이상민 감독도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싸움에 힘이 생겼다"고 말한다. 체중을 약 3kg 증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KBL의 화두 중 하나는 몸싸움에 관대해진 심판 판정이었다. 이에 기술 대비 몸싸움이 약한 선수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허웅은 이를 파워 증강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KCC는 디펜딩 챔피언 창원 LG와 함께 개막 이전부터 유력 우승 후보로 일제히 지목받은 구단이다. 기존 송교창-최준용-허웅으로 이어지는 호화 라인업에 또 다른 MVP 출신 허훈까지 FA 이적으로 합류해 '슈퍼팀'으로 불린다.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KCC이지만 흔들릴 수 있었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허훈이 부상당한 것이다. 개막 이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팀 전력의 또 다른 축인 최준용도 2경기 만에 부상으로 쓰러졌다. 핵심 멤버들의 공백을 허웅이 맹활약으로 메워나가는 모양새다.
허웅 외에 송교창의 부활도 KCC를 이끄는 힘이다. 그는 리그 MVP 경력(2020-2021시즌)에 최상급 자원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손가락 수술로 시즌 초반 결장하다 복귀했으나 무릎에 문제가 발생했다. 부상에 발목이 잡힌 그는 시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건강하게 복귀한 이번 시즌 송교창은 공백기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 자릿수 평균 득점으로 부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스타 군단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수비면에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시즌 전 유력 우승 후보로 꼽힌 KCC와 LG 모두 공동 2위 그룹을 형성(10월 23일 기준)하며 순항 중이다. 이들 위에 있는 팀은 다름 아닌 안양 정관장이다. 정관장을 우승 후보로 꼽는 이들이 많지 않았기에 눈길을 끈다.
정관장은 우승까지 이뤄냈던 김상식 감독과 동행을 지난 시즌까지 3년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의 다음 선택은 한국가스공사(전 전자랜드)를 장기간 이끌었던 유도훈 감독이었다.
우려를 사기도 했던 선택이다. 전자랜드 시절에는 넉넉하지 못한 구단 살림에도 꾸준히 6강 이상의 결과를 내는 감독으로 평가받았으나 구단이 한국가스공사로 전환된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낸 탓이다. 현역 최고령에다 지난 2년간의 현장 공백 또한 물음표가 뒤따랐다.
하지만 유 감독은 보란 듯 정관장을 순위표 최상단으로 올려놨다. 우승 후보로 불리던 LG와 KCC를 만나 모두 승리했다.
유 감독은 정관장을 끈적한 '수비의 팀'으로 변모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정관장은 이번 시즌 8경기를 치러 리그 내 유일한 평균 60점대 실점(65.6)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다. 지난 시즌 수비의 힘으로 우승까지 이뤘던 LG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슈퍼팀 KCC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주포 허웅을 틀어막는 압박수비에 찬사가 쏟아졌다. 이날 정관장의 압박에 허웅은 시즌 평균 득점이 20점대에서 10점대로 떨어졌다.
유 감독의 정관장이 곧 페이스가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 감독이 선보였던 그간의 스타일상 시즌 초부터 전력 질주를 하기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정규시즌에서 선수들이 체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론도 존재한다. 유 감독은 이번 시즌 선수기용 폭을 늘렸다. 박정웅, 표승빈, 한승희 등은 기대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부상으로 빠진 박지훈과 전성현이 돌아온다면 가용 자원은 더욱 많아진다. 장기전에서 두터운 선수층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농구팬들을 열광케 하는 유 감독 특유의 작전타임 화술, 선수단을 향한 '밀당'은 여전하다. 디펜딩 챔피언 LG를 잡아낸 경기에서는 선수를 향해 '집에가!'라며 강하게 질책하면서도 이내 따뜻한 박수와 함께 '잘했어'라며 칭찬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정관장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유도훈 감독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농구팬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
유도훈 감독은 경험만큼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정관장 선수단 막내 박정웅이 태어난 2006년, LG 수석 코치로 활동하고 있었고 이듬해 정관장의 전신 KT&G 감독으로 부임했다. 현역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지만 우승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그는 "내가 우승에 제일 간절하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