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회장 장남 회사 LF디앤엘, LF 지분 추가 확보…LF “공시사항 외 확인 어려워”

사실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F디앤엘은 LF그룹의 수장이자 LF 최대주주인 구본걸 회장의 자녀의 개인회사다. 특히 그의 장남 구성모 씨가 LF디앤엘의 지분 91.58%을 확보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구성모 씨의 누나 구민정 씨가 8.42%를 가지고 있다.
구본걸 회장 일가의 영향력을 높이면서 구본순 씨와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와의 갈등 가능성을 낮추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구본순 씨와 구본진 대표는 구본걸 회장의 친동생이다.
LF그룹의 지배력은 LF네트웍스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구본걸 회장 일가로 사실상 넘어갔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LF의 주주 구성을 보면 구본걸 회장이 10월 20일 기준 지분 19.11%로 최대주주다. 여기에 장남 구성모 씨와 LF디앤엘의 지분율을 더하고 구성모 씨(1.8%)와 구민정 씨(1.26%)의 개인지분을 포함하면 구본걸 회장 일가 지분율은 37.31%에 달한다.
하지만 구본걸 회장 측과 구본순,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의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LF그룹이 파스텔세상과 맺은 닥스·헤지스 키즈 등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면서 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파스텔세상이 구본순 씨와 구본진 대표의 직계비속 영향력 아래 있는 회사였다.
파스텔세상의 주주구성을 보면 LF네트웍스의 100% 자회사 트라이본즈가 지분 57.12%을 가지고 있고, 구본순 씨의 자녀 구수연·구경모 씨가 각각 12.02%씩 가지고 있다. 구본진 대표의 자녀 구지수 씨도 18.84%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주목되는 것은 LF디앤엘이 LF 지분을 확보한 과정이다. LF디앤엘은 지난 2022년 7월 LF네트웍스로부터 인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인적분할 전 LF네트웍스는 LF의 지분 6.18%를 가지고 있었다. LF네트웍스가 인적분할을 하면서 LF네트웍스가 가지고 있던 LF 지분 6.18%를 LF디앤엘에 모두 넘겼다. 인적분할은 신설 법인의 지분을 기존 주주들에게 보유 지분율에 따라 나눠주기 때문에 같은 비율로 주주 구성이 돼야 했지만 신설법인 LF디앤엘의 주주는 구성모 씨와 구민정 씨로 한정됐다.
이와 함께 구성모 씨는 LF디앤엘의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기존 LF네트웍스 주주 명단에서 사라졌다. 구성모 씨가 LF네트웍스의 주주들이 확보한 LF디앤엘 지분을 넘겨받고 이를 대가로 LF네트웍스 지분을 넘긴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LF디앤엘은 사실상 LF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탄생한 회사다. LF디앤엘이 설립된 해인 2022년 말 재무구조를 보면 자산총계는 471억 원 수준이다. LF 지분에 대한 가치는 306억 원으로 평가됐다. 그해 LF디앤엘은 2억 6601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LF네트웍스의 자산총계는 3893억 원 수준이었다. LF디앤엘에 견줘 8.26배 큰 규모였다. 현금흐름도 그해 영업이익 302억 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였다.
결과적으로 구본순 씨와 구본진 대표 일가가 구본걸 회장 일가에 LF그룹 경영권을 넘기고 이미 확보된 LF네트웍스에 대한 장악력을 더욱 높였지만 지배력이 있는 LF네트웍스의 파스텔세상이 LF와의 거래가 끊기면서 수익 급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LF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LF디앤엘도 고민은 있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298.5% 수준이다. LF디앤엘이 확보한 지분 다수가 담보로 잡혀있기도 하다. LF디앤엘은 LF 주식 330만 주를 담보로 내주고 295억 원을 대출받았다. 다만 현금흐름은 개선되고 있다. 신설법인이 설립되던 해인 2022년 적자를 기록했던 LF디앤엘은 이듬해 7억 1145만 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한 이후 2024년 9억 1152만 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LF의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행동주의 펀드의 입장에도 눈길이 쏠린다. 트러스트자산운용은 지난 2023년 지분 매입을 통해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도 지분을 지속적으로 보유하며 지난 6월말 기준 5.73%를 보유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LF네트웍스의 계열 분리·지분 매수와 관련한 내용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면서 “공시된 내용 외에는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