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무죄, 상고 기각…경찰, 해외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도 수사 중

김 씨는 2024년 9월 24일 오전 3시 11분쯤 술을 마신 상태로 마세라티 차를 운전하다가 광주 서구 화정동 도로에서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뒤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 씨는 제한속도 시속 50km 도로를 시속 128km로 과속 주행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달 일을 마치고 새벽길에 퇴근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A 씨(당시 23세)가 크게 다치고, 함께 탔던 여자친구 B 씨(당시 28세)는 숨졌다.
김 씨는 사고 직후 지인들에게 연락해 "음주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도망가야 하니 차량으로 태워달라"고 요청해 사고 수습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이후 김 씨는 해외로 도피하려 했으나, 자신에게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졌을 수 있다고 판단해 고교 동창생 오 아무개 씨(34)에게 "대포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강남의 유흥가 등을 배회하던 김 씨와 오 씨는 범행 이틀 만인 9월 26일 오후 9시 50분쯤 강남구 역삼동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1심은 김 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혐의는 무죄로 보고 도주치사 등에 대해서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적용된 음주운전 혐의는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계산된 혈중알코올농도로 적용된 것이며, 음주 개시 시점부터 알코올 분해 정도가 반영되지 않아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심 재판부는 김 씨의 범인도피교사 혐의에 대해 "통상적인 도피 행위일 뿐 수사기관을 적극적으로 속이려 하는 등의 방어권 남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례상 범인이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처벌되지 않고, 그에 따라 도피를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처벌되지 않는다.
김 씨와 검사 모두 불복했으나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김 씨에게 대포폰을 제공하는 등 도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오 씨는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징역형 처벌이 확정됐다.
한편 김 씨는 은신처를 요구한 혐의로도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경찰은 김 씨가 해외에 거점을 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정황을 포착해 별건으로 수사 중이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