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수술로 초반 고전…주장 맡으며 팀 리더로

린가드가 서울 소속으로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FC 서울의 2025년 최종전이기도 했다.
선수단은 경기를 마치고 홈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K리그는 춘추제로 열리기에 2026년 2월을 기약했다. 챔피언스리그 역시 2월까지 공백기를 가진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던 린가드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앞서 열린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맨유, 웨스트햄에서도 울었다. 여기서도 울 수도 있다"는 말을 남긴 바 있었다.
린가드는 서울에 처음 당도할 당시부터 놀라움을 안겼다. FC 서울 입단 기준 2년 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뛰던 선수였다. 2022-2023시즌까지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다. 2020-2021시즌 후반기에는 16경기 9골 5도움으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이에 린가드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도 존재했다. 몸상태에 대한 의구심이나 '축구 외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실제 앞서 린가드는 의류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린가드는 놀라울 정도로 축구에 집중했다. 구단 자체 콘텐츠 외에는 이렇다 할 '미디어 나들이'도 많지 않았다.

리그 18라운드를 치르기까지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그 중 9경기를 수술로 결장했다.
후반기부터는 반전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기성용의 공백에 주장 완장을 찼다. 6골 3도움을 모두 후반기에 쌓았다. 포인트가 없는 경기에서도 윤활유 역할을 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린가드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기 직전까지 7위였던 서울의 순위는 시즌을 마무리는 시점에는 4위까지 올랐다. 2019시즌 3위 이후 5년만에 최고 성적이었다.
2년차부터 린가드는 팀의 공식 주장을 맡았다. K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그는 시즌 초반부터 공격포인트를 쌓아 나갔다.
다만 팀은 오히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린가드 개인만큼은 빛났다.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 양질의 패스를 전방으로 공급했다. 도리어 동료들이 린가드가 만든 찬스를 날리는 장면도 여럿 연출됐다. 흔들리던 FC 서울을 지탱한 이는 린가드였다. 결국 그는 리그 34경기에서 10골 4도움을 기록했다. 그의 개인 커리어 최초 두자릿수 리그골이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최근 2경기에서 3골 1도움을 뽑아내며 팀을 리그 스테이지 5위로 올려놨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서울은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고별전에서도 골로 팬들에게 선물을 안긴 린가드였다.
그는 눈물을 떨구며 "2년 동안 다시 성장했다. FC 서울을 잊지 않겠다. 먼 곳에서도 언제나 응원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본인이 '성장했다'고 말했으나 그 또한 한국 팬들에게 안긴 선물이 많았다.
그간 중국 슈퍼리그, 일본 J리그가 유럽, 남미 출신 슈퍼스타들을 연이어 영입하던 시절, 국내 팬들은 부러움의 눈길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린가드 영입 가능성이 점쳐지던 시점, 이를 믿지 못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였다.
의심의 눈초리를 걷어내며 축구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많은 응원도 이끌어냈다. 2023시즌 평균관중 2만 2633명을 기록했던 FC 서울은 린가드 입단 이후 2024시즌 2만 7838명을 기록했다. 관중석 곳곳마다 린가드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향후 린가드의 행선지에 대해 밝혀진 바는 없다. 일단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언제나 서울을 응원할 것"이라는 말처럼 향후 행보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서울 팬들이 응원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