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 산물’ 음모론의 기원·정의·구조와 폐해 분석…‘프리벙킹’, ‘공감 기반 접근’ 등 5가지 대응 전략 제시

정재철 박사의 신간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는 책이다. 팩트체크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책에서 음모론이 사회적 불안, 불평등, 제도 불신, 정체성 위기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라고 말한다. 명확한 사실을 제시한다고 해서 음모론을 믿는 이들이 돌아서지 않는 이유다.
저자는 미디어학 박사이자 언론인으로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거치면서 삶의 터전과 공동체를 위협하는 음모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고서 그 고민을 갈무리해 이 책에 집필했다.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는 음모론에 빠지게 되는 심리적·사회적 기제를 분석하고 음모론이 사람들의 삶에 끼치는 다양한 폐해와 각국의 사례를 통해 음모론이 어떻게 사회적 폭력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시민 교육, 플랫폼 규제, 정책 개입 등을 통한 방안을 모색한다.
책에 따르면 음모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음모론은 잘못된 정보의 문제를 넘어선다고 강조한다. 그보단 인간의 본능적 심리 욕구와 관련돼 있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존재다. 복잡하고 불안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그 세상을 설명해 줄 답을 찾기 마련이며, 음모론은 그들에게 명쾌한 인과관계를 알려준다.
아울러 음모론은 심리적 위안과 함께 자신이 ‘깨어 있는 사람’이라는 만족감도 준다. 자신만이 진실을 알고 있고 세상의 거짓과 싸우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사회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이런 믿음은 달콤하다.
특히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해진다. 저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언급하면서 유튜브와 극우 커뮤니티에서 떠돌던 음모론이 국가 최고 권력의 판단에 영향을 줄 때 민주주의가 얼마나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21년 “선거가 도둑맞았다”라는 음모론을 믿은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사건과 브라질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은 이들이 정부 청사를 점거한 사건 등을 사례로 들며 세계가 음모론으로 신음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책은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5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음모론이 나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미리 전달하는 '프리벙킹', 논박 대신 스스로 근거를 점검하게 만드는 '대화 기반 교정', 복합적 사고능력을 키우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알고리즘 규제와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적 대응', 설득이나 반박보다 공감을 바탕으로 대화하는 '공감 기반 접근' 등이다.
저자는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강조하면서 소외와 고립은 사람을 쉽게 음모론으로 이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논쟁보다 공감, 무시보다 존중이 필요하며, 사람들이 같은 현실에서 다시 연결될 때 음모론도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이 책이 음모론에 대한 사회적 면역을 강화하고 민주주의와 관계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