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금 매입, 민간 탈 달러화 새해에도 여전할 듯…금·비트코인 가격 동조화 현상은 옅어져

금값은 2025년 1월만 해도 온스당 2800달러를 밑돌았다. 4월엔 온스당 3500달러까지 올랐고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다. 10월에 고점을 찍은 후 국제 금값 상승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강세를 띠고 있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겨냥해 석유 봉쇄를 압박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2026년에도 금값 상승을 부추길 만한 요인들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우선 주요국 내 중앙은행이 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25년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보유 비중은 24%로 미 국채 보유 비중(23%)을 처음으로 웃돌았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금 매입만으로도 금값이 매년 20%씩은 기본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민간의 ‘탈 달러화’도 금값 상승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25년 하반기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투자)’가 유행했다. 달러 등 선진국 화폐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은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 투자 수단이 주목받았다.
시장에선 2026년 금값이 5000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6년 금값으로 온스당 4900달러를 제시했다. JP모건 글로벌 리서치는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금시장은 단순한 투기를 넘어선 ‘구조적 재평가’ 단계”라며 2026년 말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금값 상승으로 비트코인도 동반 상승할지는 미지수라는 진단이 나온다. 과거엔 금과 비트코인이 같은 방향의 가격 흐름을 보였다면, 최근 금과 비트코인 가격 동조화 현상이 희미해졌다. 홍성기 연구원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금 가격은 물론 나스닥 지수와의 상관관계도 약화한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