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네디 센터’로 이름 바꾸고 내부 금과 대리석으로 꾸며…이사회도 측근들로 재구성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트럼프-케네디 센터의 좌석을 위한 대리석 팔걸이.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되거나 본 적 없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함께 공개된 이미지에는 센터 내 세 곳의 주요 극장 좌석에 설치될 예정인 단단한 석재 팔걸이 샘플들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재 트럼프의 요청에 따라 미 의회는 건물 리노베이션을 위해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트럼프가 좋아하는 이런 스타일은 지난 1월 취임한 후 백악관에도 아낌없이 적용돼왔다. 가령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는 흰 대리석과 휘황찬란한 금색으로 바뀌었고, 1940년대 아르데코 양식의 링컨 욕실 역시 비슷한 변화를 겪었다. 로즈 가든 또한 푸른 잔디 대신 마러라고 스타일의 대리석 파티오와 줄무늬 파라솔로 재단장됐다. 그런가 하면 백악관의 이스트윙은 압도적인 규모의 연회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이미 철거된 상태다.

이런 변화에 대해 케네디 가문의 많은 인사들은 가족의 유산이 훼손되고 있다며 강한 분노를 표하고 있다. 존 F. 케네디의 조카인 마리아 슈라이버는 센터의 이름이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변경된 데 대해 “피가 거꾸로 솟는다. 너무 터무니없고, 옹졸하고, 편협하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이지 않나요? 제발요, 미국인 여러분! 정신 차리세요!”라고 일갈했다.
한편 지난 2월, 트럼프는 케네디 센터가 성소수자 공연을 프로그램에 포함시킨 것을 문제 삼아 이사회 구성원 전원을 해임한 후 자신의 측근들로 이사회를 재구성했다. 이사장직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직접 올랐고, 그때부터 센터에 이런저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예술가, 단체, 공연들은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공연장을 등지고 떠나갔으며, 직원 감축도 이어졌다. 현재 많은 것이 바뀐 이 문화예술 공연장은 “연고주의와 사익 추구의 늪”이라는 비난을 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