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여론은 반전, ‘주사 이모’ 수사는 진행 중… 박나래 복귀 가를 마지막 관문되나
특히 전 매니저와 박나래 간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박나래에 대한 기존의 '일방적 갑질 가해자' 이미지에 균열이 생겼다. 폭로 직후에는 전 매니저들의 주장에 여론이 기울었지만, 녹취 공개 후에는 "관계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 "폭로가 과장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반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여론의 초점이 가해와 피해 구도에서 벗어나 전 매니저 폭로의 신빙성으로 옮겨가면서 현재 활동 중단 중인 박나래의 방송 복귀 가능성 역시 다시 거론되는 분위기다.

공개된 음성에는 A 씨가 박나래와 그의 모친, 반려견의 건강을 언급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이 담겼다. 그는 울면서 "왜 내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언니는 내 사랑이다", "담배 피우지 마라"고 말하는 등 박나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나래 역시 A 씨를 달래며 오열하기도 했다.
해당 통화 녹취 음성을 놓고 온라인에서는 "극심한 갑질을 폭로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점이 지적됐다. 또 이 통화 후 박나래가 "오해와 불신을 풀었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 이해가 된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녹취와 함께 A 씨가 주장해 온 박나래의 '갑질' 의혹을 뒤집을 만한 다른 증거 자료도 공개됐다. 앞서 A 씨는 박나래가 전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를 나와 1인 기획사 앤파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월급 500만 원과 매출의 10% 지급을 약속받았으나 월 300만 원 대 급여만 받았고, 10% 지급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마저도 자신의 평균 근무 시간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급여였으며 4대 보험도 가입시켜주지 않았다는 게 A 씨의 주장이었다.

현재까지 박나래의 '갑질' 논란은 전 매니저들의 주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전 매니저들이 각종 자료를 공개하는 동안 박나래 측은 민·형사 고소 의사를 알렸던 최초 입장문과 활동 중단 선언을 제외하고는 대응하지 않았다. '맞불 소송전'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전 매니저들의 주장을 반박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 않는 박나래를 두고 "전 매니저들의 주장이 사실이기 때문에 대응 수단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나래는 "현재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사실 관계를 차분히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있어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공개 발언이나 설명은 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 사안은 개인적인 감정이나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할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대응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 이번 녹취 공개로 전 매니저들 주장의 신뢰성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박나래에 대한 비판 여론은 일정 부분 완화됐고, 대중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마녀사냥이었다"는 지적도 일부 이어졌다.
이 변화는 방송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초기 폭로 당시에는 광고·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간 긍정적인 이미지가 컸던 만큼 이번 사태로 훼손된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녹취가 공개된 이후에는 "갑질 논란만 놓고 보면 결론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갑질 의혹이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만큼 여론이 일정 수준 회복될 경우 단계적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2025년 12월 말 '주사 이모' 이 아무개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씨는 국내 의사 면허 없이 오피스텔과 차량 등에서 박나래에게 수액 주사를 놓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리 처방·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박나래 외에도 그룹 샤이니 키, 유튜버 입짧은햇님 등도 이 씨에게 불법 진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결국 박나래의 재기 가능성은 전 매니저들과의 갑질 공방이 아닌, 주사 이모 사건의 수사 결과에 전적으로 달린 셈이다. 주사 이모 의혹이 박나래의 직접적인 위법 행위로 연결될 경우 이번 '여론 반전'은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사그라지게 된다. 반대로 박나래의 책임으로 확인되지 않거나 경미하게 정리될 경우엔 현재 형성된 동정 여론과 맞물려 단계적 복귀 시나리오도 비교적 빨리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전 매니저 측은 박나래 소유 이태원 단독주택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해 최근 인용됐으며, 박나래에 대해서는 특수상해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를 진행했다. 또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박나래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취지의 진정서도 제출한 상태다. 박나래 역시 전 매니저들을 상대로 공갈미수와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맞고소해 고소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