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피해 결과 매우 중하나 혐의 소명 부족”

앞서 법원은 13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14시간 가량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법원은 기각 사유에 대해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장심사에서 피의자가 검찰 증거에 접근할 권한이 없어 검찰 증거의 내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없고,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증거에 대해 피의자가 증인을 대면해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서 “특히 고의 등 주관적 구성요건, 논리에 근거한 증명이나 평가적 부분에 관해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소명 정도와 수사 경과를 고려하면 증거인멸이나 도주 염려로 인한 구속 필요성보다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의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직무대리 김봉진)는 지난 7일 이들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회장을 제외한 김 부회장, 김 부사장, 이 전무 등 3명에게는 채무자회생법상 사기회생 혐의·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방해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이 사전에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고, 이후 MBK파트너스 경영진이 기습적으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MBK는 지난해 2월 17일부터 25일까지 ABSTB와 기업어음(CP), 단기사채(SB) 등 총 1164억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검찰은 이들이 1조 1000억 원대의 상황전환우선주(RCPS) 상환권의 주체를 특수목적법인(SPC) 한국리테일투자에서 홈플러스로 넘기는 과정에서 부채를 자본으로 처리해 정해진 회계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홈플러스가 물품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총 2500억 원을 차입한 사실을 감사보고서에 누락하고 2024년 5월 1조 30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으면서 조기상환 특약을 맺었으나 이를 신용평가사에 알리지 않은 혐의도 있다.
MBK 측은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은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해 MBK와 홈플러스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이라며 “그간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감내해왔으며 앞으로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