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적자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추진…신사업 확대까지 공백기 메울 ‘수익성 확보’ 숙제

적자가 장기화된 이유로는 사업 부문이 범용 석유화학 제품에 편중된 구조적 문제가 꼽힌다. 전체 매출 60%가 범용 석유화학에 집중된 상태에서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의 자급률이 오르고,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 구조가 이어지고, 수요 회복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롯데케미칼이 매출 19조 7000억 원, 영업손실 447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BNK투자증권(영업손실 5190억 원) △상상인증권(영업손실 4223억 원) △IM증권(영업손실 2440억 원)도 올해 적자 지속을 전망했다.
위기 극복의 책임은 2024년 말부터 롯데케미칼을 이끌고 있는 이영준 총괄대표가 지고 있다. 이 총괄대표는 2020년부터 5년간 스페셜티 사업 부문을 이끈 전문가로,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구조 탈피, 수익성 확보 등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총괄대표는 취임 후 적자가 누적된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일본·파키스탄 법인 지분을 매각했고, 미국 및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와프(PRS)로 1조 7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마련하는 등 재무 구조 최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NCC 통합으로 수천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내부 검토 결과 생산된 에틸렌 밸런스에 맞춰서 수익성 기준으로 다운스트림(후속 생산설비) 계열 공장들을 우선순위를 정해 가동한다면 현재 손실 폭을 대폭 축소하는 등 수천억 원의 수익성 제고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자산 매각, NCC 통합 등을 활용한 수익성 개선이 당장 ‘급한 불’을 끄는 조치라면, 중장기 과제는 스페셜티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이다. 가시적 실적 개선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가 예상된다. 2025년 1~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 13조 7731억 원 가운데 9조 1485억 원(66.4%)이 여전히 범용 석유화학 부문에서 발생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중단 없이 이행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약 2조 7000억 원을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ESS 배터리에 들어가는 얇은 구리박) 제조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했고, 대산공장에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 시설 구축하기 위해 60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다만 이러한 투자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아 수익성 공백기를 견뎌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석유화학기업들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때 롯데케미칼은 상대적으로 범용 제품 중심의 전통적 구조를 오래 유지해온 측면이 있다”며 “스페셜티 전환 과정에서 수익성 악화에 견딜 수 있도록 재무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스페셜티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실적 부담을 어떻게 관리하고 수익성을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스페셜티 전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범용 중심 구조 유지 기간이 길었던 터라 포트폴리오 전환의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성 악화를 견디더라도 스페셜티 중심 사업 구조 전환 목표 달성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