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크루즈라인’ 1년도 안돼 정리, 설립 당시 특혜 의혹도…이랜드 측 “서울시·SH 등과 협의 끝에 결정”

이크루즈라인의 사업 목적은 여객 운송업, 내륙 수상 운송업, 여객과 화물을 수송하는 국제 해운 운송업 등이다. 이 때문에 설립 당시 이크루즈가 투자한 한강버스를 지원하기 위해 이크루즈라인이 설립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실제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한강버스의 운영을 위해 사전 준비 단계에서 이크루즈라인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한강버스는 이크루즈와 SH가 각각 49%, 51%를 출자해 2024년 6월 26일 설립된 회사다. 이크루즈와 SH의 출자금은 각각 49억 원, 51억 원이다. 한강버스 사업목적도 이크루즈라인과 같은 여객운송업, 내륙 수상 운송업 등이다.
이크루즈라인 청산에 한강버스를 둘러싼 특혜 시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강버스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 12척으로 마곡·잠실 사이 7개 선착장을 상·하행 편도로 운영한다. 한강버스 측은 서울 곳곳의 관광자원을 연결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최종양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9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강버스(당시 리버버스)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막상 한강버스 관련 사업이 시작되면서 곱지 않은 시각이 따라다녔다. 사업비의 대부분을 서울시가 부담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기 때문이다. 2023년 11월 박승진 서울시의회 의원은 “선착장 조성 비용 208억 원에 리버버스 선박 10척을 건조하는데 드는 비용 500억 원까지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한다”며 “민간사업자에게 특혜성 사업구조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까지 안 하면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 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가 SH에 무담보로 876억 원을 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에 따르면 한강버스 투입 자금의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하고 이크루즈를 비롯한 투자 금액은 2.8% 수준에 그쳤다. 이크루즈의 지분율이 49%라 투자에 따른 리스크 대비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의 규모가 큰 구조다.
서울시는 이 같은 특혜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서울시는 측은 “한강버스 지분 51%를 보유한 SH의 876억 원 대여는 법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담보 설정은 법적 의무가 아닌 경영상 재량 사항”이라며 “SH가 (한강버스에) 투입한 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환 방안과 금융 구조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측은 당초 사업비를 각각 주주로부터 조달하려고 했으나 이크루즈가 이랜드그룹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높은 금리가 발생해 SH로부터 대여금을 차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 측은 “SH와 이크루즈는 출자자 간 협약을 통해 이크루즈가 투자 부담 없이 수익만 가져갈 수 없도록 구조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면서 “협약에 따라 이크루즈의 주식 가운데 일부의 의결권을 제한해 현재 이크루즈의 의결권이 24%로 조정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익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지분율대로 49%로 가져가는 구조라 특혜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이크루즈라인의 청산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랜드그룹이 한강버스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와 일정한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랜드그룹은 한강버스의 민간업체 특혜 논란 속에서 자금 지원을 사실상 멈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은 것은) 양측의 우호 관계에 금이 간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선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크루즈라인 청산과 관련해 “(한강버스 추진이) 실제 사업 단계로 넘어가면서 서울시, SH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의 끝에 한강버스 법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해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강버스 운영사업의 성공을 위해 이크루즈가 직원들의 교육 등 운항 노하우를 전수하고, 급유, 비상 상황 시 예인선 지원 등 운항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은 한강 유일의 유람선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으로서 지식과 인프라로 서울과 한강을 돕는다는 좋은 취지로 진행한 것”이라며 “현재도 그 기조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 리스크 대비 이익이 큰 구조라는 지적에 대해 “이크루즈가 배당 받는 배당금에 대해서는 한강버스 사업을 위해 재투자한다는 취지로 주주간협약서를 재수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