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지지율 격차 2배 이상, 소장파·중진 ‘절윤’ 요구 묵살…행정통합·장외투쟁 등에서 무능 드러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46%와 21%로, 두 배가 넘는 격차로 벌어졌다. ‘지방선거 결과 기대’는 ‘여당 후보 다수 당선’이 46%, ‘야당 후보 다수 당선’이 30%를 나타냈다. 격차가 지난 2025년 10월 3%포인트(p)에서 지난 1월 10%p, 이번에 16%p로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월 23~25일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에서 ‘지방선거 성격’을 묻는 항목에 ‘현 정부의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가 53%로, 34%의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에 19%p 차이를 보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17%로, 장동혁 당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민주당 45%). ‘장동혁 대표 직무수행’도 긍정평가는 23%에 그쳤고, 부정평가가 62%나 달했다(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대통령 지지율과 지방선거 성격으로 치른다. 선거가 90일도 남지 않았는데 현재 이 정도 격차를 보이면 국민의힘은 사실상 TK(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 빼고는 다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장 대표와 회동을 갖고 당에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당내 의견수렴 기구 중 하나인 최고중진회의를 다시 가동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1심 선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추정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은 곧 내란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까지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과 손잡고 함께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소장파 등은 자포자기한 모양새다. ‘대안과 미래’는 3월 4일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노선 결정 권한을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모임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노선, 선거 전략 등에) 접점이 없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를 두고도 당내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파열음을 냈다. 민주당은 두 행정통합 특별법이 동일한 조건인 만큼 함께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출마 예정자들은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빨리 행정통합 특별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전 이장우 시장과 충남 김태흠 지사를 비롯해 충청권 의원들은 행정통합이 이뤄질 경우 지방선거에서 승패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특별법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내 정리된 입장이 도출되지 않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3월 1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지금 국회에서는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송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에 민주당 협조를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 필리버스터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엇갈린 행보가 나온 셈이다.
또한 국민의힘은 3일과 4일 ‘사법 3법’을 규탄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를 출발해 청와대까지 걸어가는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실제 3일에는 도보 행진을 진행했다. 장 대표는 출정식에서 “이재명 정권은 장기독재의 꿈을 버리고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 ‘사법파괴 3법’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국회를 벗어나자 구호 제창이 없는 ‘침묵 집회’로 바뀌었다.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 앞에 도착해서도 이 대통령이나 참모진을 만날 수 없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필리핀 순방 중이었다. 청와대에 전달할 항의 서한도 준비하지 않아, 결국 흐지부지 끝이 났다. 이에 다음날 예정된 도보 행진은 취소됐다. 대신 3월 5일 오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 직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사법 3법 저지’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사법 3법’을 의결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전 당협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정당에는 타임 스케줄이 존재한다. 당직자들은 매번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잘 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 내에서는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며 “지도부가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본인의 입지가 흔들려서 장외투쟁 같은 무리수를 던지고 있다. 그러니 당에서도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강성 지도부는 지방선거까지 현재의 노선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등 선거에서 직접 뛰어야 하는 후보들이 우려를 표하자,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지방선거 후보 공천이 확정되면 후보들이 ‘장동혁 지도부 체제로는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선긋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들이 홍준표 당시 대표의 지원유세를 거부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앞서 국민의힘 전 당협위원장은 “당시에는 보수정당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어 후보 개인기로 독자생존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의 분란과 무능함을 그대로 드러내며 지지층에 실망감을 주고 있다. 2018년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