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법안은 우여곡절 끝 행안위 심사로…공소청 법안 교착 상태 지속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이러한 메시지가 중수청·공소청 설치 관련 정부안에 대한 민주당 내 강경파의 비판 목소리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에는 “공직사회에 문제가 많다지만 구성원 모두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썼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정부 추진안에 대한 민주당 내 비판론에 우려의 입장을 드러냈다. 정 장관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최근 국회에 제출된 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은 이를(검찰권 축소)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월 민주당의 수정 의견도 대폭 반영해 정부에서 집중 논의해 만든 법안”이라며 “그럼에도 내 뜻과 다르다고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정상적 숙의,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썼다.
이 대통령과 정 장관의 메시지에도 검찰개혁을 둘러싼 막판 진통은 계속되고 있다.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별도 기관인 중수청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중수청법은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에 들어갔지만, 공소청법은 검찰 조직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의 반발로 여전히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
앞서 추미애 위원장은 정부안이 확정된 이후 잇달아 반대 취지의 글을 올렸다. 추 위원장은 검사 직무 위임·이전 규정 등이 유지되면서 상명하복 구조인 ‘검사 동일체 원칙’이 사실상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첫 메시지를 올린 7일에는 “과학적 진리라 믿었던 것도 오류를 시정한다. 하물며 제도 설계를 놓고 믿음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강경 비판 입장을 밝혔다.
김용민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중수청·공소청법이)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에 방점이 찍힌 법이 아니라, 갑자기 경찰 통제에 방점이 찍힌 법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검사들의 권한이 더 강해지는, 수사 전반을 다 장악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법에 대한 검사들의 공개 반발도 한 번도 없었다”며 “직전에 사법개혁 3법을 처리했을 때는 법원장 회의를 하고 공개 반발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 법에 대해선 수시로 검사장 회의를 열며 반발해왔던 검사들이 지금 조용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강경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안을 토대로 이달 내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안은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 간 충분한 합의를 거쳐서 만든 안”이라며 “이달(3월) 중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1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안을 존중해야 한다”며 “이미 우리 당이 6차례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는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검찰 개혁의 방향을 흔들어서도 꺾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지도부와 정부가 당내 일부 반대에도 법안 처리를 서두르는 배경으로 노무현 정부 당시 검찰개혁이 좌초된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민주당은) 이미 노무현 정부 당시 검찰개혁을 완벽히 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이 때문에 아직 불완전한 법안인 것을 알지만 우선 법안을 통과시켜 기초적인 개혁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듯하다”고 사견을 밝혔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