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년 만에 첫 정규 솔로 앨범 발표…논란·공백 딛고 복귀, 완성도와 대중 수용 여부 시험대

20년 만에 내놓는 솔로 정규 앨범까지의 길은 험난했다. 앞서 탑은 지난 2017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후인 2019년에는 “복귀하지 말고 자숙이나 해라”라는 네티즌의 댓글에 “나도 (복귀)할 생각 없다”고 맞받아치는 등 설전을 벌이며 비공식이지만 스스로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20년 4월에는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Arts Festival)을 통해 빅뱅의 멤버로 컴백한다는 소식을 알렸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무산됐고, 2022년에는 디지털 싱글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에 참여했다. 은퇴 발언과 엇갈린 행보를 두고 다시 비판 여론이 일자 탑은 빅뱅 탈퇴 의사를 밝힌 뒤 ‘칩거’에 들어갔다.
멈춰 있던 탑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건 음악이 아닌 배우 활동에서였다. 2024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서 래퍼 타노스 역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캐스팅 적절성과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만 그 속에서도 분명했던 것은 이 작품을 계기로 탑의 연예계 ‘복귀 여부’가 새롭게 재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동시에 그의 활동 재개가 현실적인 선택지로 올라온 시점이기도 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도 “혹독하지 않다”며 보다 의연해진 태도의 변화를 드러냈다. 이 인터뷰는 1년 전 진행된 것으로 과거를 정리하는 동시에 이후 행보를 염두에 둔 입장 표명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2’를 기점으로 탑은 특히 해외를 중심으로 활동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는 모습을 보였고, 공백기에 만들어 둔 음악을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포부를 직접적으로 밝혔다.
이처럼 차근차근 쌓아온 흐름을 바탕으로 탑은 오는 4월 3일 첫 솔로 정규앨범 ‘다중관점’으로 K-팝 신에 다시 이름을 올린다. 이번 앨범은 탑이 직접 프로듀싱 전반을 맡아 음악에 시각 예술 요소를 결합한 형태로 기획됐다. 미국의 레이아웃 아티스트이자 화가 에드 루샤가 앨범 커버 작업에 참여했고 ‘오징어 게임’의 채경선 미술감독이 디자인과 뮤직비디오 미술 총괄을 맡아 기존 아이돌 활동과는 다른 결의 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완성도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변수는 분명 존재한다. 솔로 기준으로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식적인 음악 활동이 멈춰 있었고, 그사이 K-팝 시장의 구조 역시 크게 바뀌었다. 팬덤 중심 소비는 한층 공고해졌고 글로벌 시장의 세대 교체도 빠르게 진행됐다. 과거의 인지도와 상징성이 여전히 유효하더라도 현재의 환경에서 동일하게 작동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이번 컴백의 관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음악 자체의 완성도, 다른 하나는 대중의 수용 여부다. 탑은 빅뱅 시절부터 해외에서 강한 인지도를 확보해왔고 현재도 탄탄한 글로벌 팬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개인 활동으로 완전히 전환한 이후에도 그 영향력이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여기에 과거 논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실제 소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탑의 이번 복귀를 향한 대중들의 시선은 활동 재개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검증에 가까운 성격을 띤다. 과거의 궤적과 현재의 조건, 그리고 대중의 판단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이다. 특히 각 세대를 대표하는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한 시점에 맞물린 시장 환경 속에서 탑의 복귀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그의 현재 위치 역시 다시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6년은 빅뱅의 데뷔 20주년이기도 하다. 지드래곤, 태양, 대성의 3인조 체제로 전환된 빅뱅은 4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코첼라 무대에 오른 뒤 하반기 글로벌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드래곤이 탑의 컴백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결별 수순을 밟았던 멤버 간 관계 변화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