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왕국’ SSG, 김광현 이탈로 선발진 재편 시험대…‘악재 폭발’ 롯데, 도박 징계 변수 속 시범경기 1위 눈길
[일요신문] 'KBO리그의 시간'이 돌아왔다. 3월 28일 오후 2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개막전으로 2026 KBO리그가 막을 올린다. 빠르면 지난 12월부터 KBO리그 10개 구단은 2026시즌을 준비해왔다. 새 시즌, 10구단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KBO리그가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앞서 열린 시범경기부터 만원 관중이 들며 또 다른 '흥행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LG의 불안 요소는 하나, WBC
전 시즌 정규리그 1위팀이자 한국시리즈 챔피언 LG 트윈스는 자타공인 이번 시즌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가장 안정적인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선발 투수 5인 로테이션이 공고하며 타선 또한 건재하다. 성공적으로 이뤄진 리빌딩으로 신구 조화, 선수단 뎁스 또한 탄탄하다. 스토브리그에서 김현수가 팀을 떠나 아쉬움을 남겼으나 기대주 이재원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는 LG의 유일한 적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LG는 앞서 열린 WBC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7명의 주축 자원을 보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남들보다 이르게 빌드업 과정을 거친 이들이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적 부담을 호소할 수 있다. 체력 저하는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서로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는 점 또한 팀으로선 아쉽다.
#한화, 공격력 강화 시도 결과는
한화 이글스는 2025시즌 마침내 긴 시간 머무르던 하위권을 탈출하고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달성했다. 1등 공신은 외국인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였다. 정규리그 33승을 합작했던 폰세와 와이스는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전력 약화를 예상하지만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영입됐기에 33승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화는 원투펀치의 이탈에 따른 대응으로 공격력 강화라는 선택을 했다. 스토브리그의 최대 매물로 불리던 강백호를 KT WIZ로부터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 자리에는 과거 수비력에 아쉬움을 남겼던 '경력자' 요나단 페라자와 재회했다. 마운드 공백을 공격 강화로 만회하려는 한화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SSG, 불펜 왕국의 선발 고민
SSG 랜더스는 대부분 인정하는 '불펜 왕국'이다. 2025시즌 구원 투수진의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는 13.88로 리그 내에서 압도적이었다. 5강 후보로 지목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들은 결국 리그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불펜의 힘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팀을 지탱해온 김민, 노경은, 이로운, 조병현 등은 이번 시즌도 변함없이 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선발 로테이션을 두고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선발로 팀을 이끌던 드류 앤더슨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대체자로 드류 버하겐을 영입했으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급하게 앤서니 베니지아노로 교체해야했다. 김건우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SSG의 '슈퍼스타' 김광현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 진행 중 김광현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조기에 복귀했다. 일본에서 재활을 진행했으나 결국 수술을 결정하게 됐다. 어깨에 웃자란 뼈를 정리하는 수술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SG는 확실한 선발 자원을 잃게 됐다. 시즌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태인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초반 자리를 비운다. 사진=연합뉴스#삼성, 선발 공백을 메워야
삼성 라이온즈는 리그 최고령 선수이지만 여전히 정상급 활약을 보이는 최형우를 10년 만에 품었다. 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공격력은 더욱 강화됐다. '삼성 왕조' 시절 주축 타자로 활약하던 그를 복귀 시키면서 팀은 우승 DNA를 심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강화된 타선과 달리 마운드는 부상 공백이 걱정이다. 절대적 국내 에이스 원태인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초반 일정을 건너뛴다. 앞서 국가대표팀 합류가 무산됐고 시범경기 일정 역시 치르지 못했다. 4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을 진행 중이지만 팬들은 부상이 악화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와 불펜 투수 또한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빅리그 50경기 등판 경력의 맷 매닝을 영입했으나 부상으로 결별하게 됐다. 대체 선수로 잭 오러클린이 영입됐으나 기존 자원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불펜에서 활약이 기대되던 이호성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NC, 구창모 관리에 촉각
NC 다이노스는 지난 시즌 국내 선발진에 큰 약점을 보였다. 이번 시즌은 에이스 구창모를 개막부터 활용할 수 있게 돼 한숨을 돌렸다. 그는 지난 시즌 상무에서 복귀, 몸 상태 탓에 예상보다 뒤늦게 1군에 합류했으나 짦은 활약 기간만으로도 여전히 예리함을 선보인 바 있다.
다만 구창모의 풀시즌 활약을 확언할 수는 없다. 실력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부상이 잦은 탓이다. 2016시즌부터 KBO리그 1군 무대에 나선 이래 규정이닝을 채운 시즌이 없을 정도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하던 시절에도 부상 회복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외인 에이스 라일리 톰슨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구창모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KT, 변수는 외인 원투펀치
KT WIZ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장기간 팀의 성공을 이끌어온 강백호와 황재균을 각각 FA이적과 은퇴 선언으로 잃었다. 이에 구단은 FA 시장에 적극 나서 김현수, 한승택, 최원준을 품으며 보강을 꾀했다. 이들에 더해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불펜 자원 한승혁까지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KT의 변수는 외국인 투수들이다. 지난 시즌 활약하던 헤이수스, 쿠에바스와 모두 결별했다. 한국 무대에 첫 발을 들이는 사우어, 보쉴리와 계약을 맺었다. 이들이 팀의 강점으로 꼽히는 투수진에 힘을 더해줘야 한다. 아쉬웠던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보다 이들이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KT 순위는 올라갈 수 있다.
#롯데, 시범경기 기세를 이어가라
롯데 자이언츠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비시즌 분위기가 최악으로 떨어졌던 구단이다. 스토브리그에서는 소극적으로 나섰다. 굵직한 이름값의 자원 영입 없이 2차 드래프트에만 나섰다. 전 시즌 7위라는 성적에도 적극적이지 못한 움직임에 일부 팬들은 반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더해 이어진 스프링캠프에서는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나승엽의 원정 도박 논란이 불거졌다. 급작스레 롯데 분위기는 얼어붙었고 이들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시즌 초반 출전이 불가능하다. 가진 전력조차 온전히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반면 시범경기에서 가장 좋은 분위기를 자랑한 팀도 롯데다. 12경기에서 8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윤동희, 손호영, 전준우 등 주요 자원들의 타격이 불을 뿜었다. 롯데는 현재의 좋은 흐름을 정규시즌에서도 길게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다.
#KIA, 이제는 김도영의 팀으로
실망스러운 2025시즌을 보낸 KIA 타이거즈는 2026시즌을 앞두고 적지 않은 전력 공백이 생겼다. 내야 수비와 타선을 이끌던 베테랑 박찬호와 최형우가 각각 FA로 떠난 것이다. 구단은 기존 베테랑 중심의 팀에서 젊은 팀으로의 변화를 꾀한다.
타선의 핵심으로는 단연 김도영이 첫 손에 꼽힌다. 2024시즌 리그를 지배하는 활약으로 MVP에 올랐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부상에 신음하며 30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이번 시즌은 건강한 모습으로 재도약을 노린다. 시즌에 앞서 열린 WBC에서도 남다른 능력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마운드에선 이의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장기간 팀을 이끌어 온 양현종에서 중심이 이동해야 하는 시기다. 유력 주자는 이의리다. 데뷔시즌 신인왕 수상으로 능력은 증명됐다. 다만 2024시즌 중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 시즌 후반기에 돌아왔다. 이번 시즌은 건재를 증명해야 한다.
#FA 최대어 선물 받은 두산 김원형 감독
두산 베어스 역시 2025시즌 혼란을 겪었다. 외국인 투수진에 적극 투자를 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3년차를 맞아 도약을 꿈꿨던 이승엽 감독은 중도 하차했다. 결국 시즌을 9위로 마무리했으나 염원하던 세대교체를 어느정도 이뤄낸 것은 성과로 꼽힌다.
두산은 새 시즌 지휘봉을 김원형 감독에게 맡겼다.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SSG 랜더스에서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김 감독 외에도 손시헌, 이진영, 정재훈, 홍원기 코치 등 새로 합류한 코치진 또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지속적으로 이어온 내야 세대교체 시도는 FA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던 박찬호를 영입하면서 마무리짓는 모양새다. 다만 김재환이 빠진 좌익수, 중심타선 역할 공백을 누가 메울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3년 연속 꼴찌 키움, 더 힘들어졌다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등 팀 내 주축 자원을 연이어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내며 전력이 약화된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3년간 리그 최하위 자리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역시 이 같은 흐름은 반복된다. 리그 최상위급 타자이자 주장으로 활약하던 내야수 송성문은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으로선 큰 공백이다.
팀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오매불망 기다려 왔던 에이스 안우진도 당분간 활용할 수 없다. 당초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마치고 2025시즌 말미 복귀가 예정돼 있었으나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이번 시즌 전반기마저 날리게 됐다. 그간 그래왔듯 키움 구단은 스토브리그에서도 적극 나서지 않았다.
현실적인 키움의 시즌 목표는 '탈꼴찌'로 보인다. 연속 시즌 최하위 기록이 4시즌으로 늘어난다면 KBO리그 역사상 최장기 꼴찌 기록(롯데, 2001~2004)과 동률을 이루는 불명예를 쓰게 된다.
어쩌면 KBO리그 최대 변수, 아시안게임
올해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다. 오는 9월 19일 개막이 예정돼 있다. 이는 KBO리그의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시즌에 앞서 열린 WBC에 이어 오는 9월에도 국가대표 일정이 이어진다. 사진=연합뉴스아시안게임은 현실적으로 다수의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이에 일본, 대만 등 경쟁 국가에 비해 대한민국 대표팀은 대회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대회의 존재감만으로도 선수들의 집중력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주요 국가대항전이 예정돼 있는 시기, 시즌 중 대표팀 예비엔트리 등이 발표되면 대상자들은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많은 야구인들이 "부담이 됐다" 또는 "엔트리 탈락에 낙심했다"는 등의 증언을 남긴 바 있다.
이번 대회는 9월 19일에 막을 올려 10월 4일 마무리된다. 야구 종목은 통상적으로 대회 중반부에 일정을 시작해 막판에 메달 색이 결정된다. 대표팀은 대회 개막일을 전후로 소집해 짧은 훈련을 소화한 이후 평가전을 거쳐 실전으로 투입된다.
문제는 대회 개최 시기가 KBO리그 시즌과 겹친다는 것이다. 핵심 자원이 차출되거나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팀은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대회 기간은 잔여경기가 치러지는 기간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뤄진다면 아시안게임은 각 구단의 순위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 아시안게임은 KBO리그에 이 같은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대회가 열리더라도 KBO리그 일정을 중단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번 시즌에는 아시안게임이 리그 판도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