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 5년 예약 밀린 식당 ‘어떤 맛이길래’

디저트 준비만 무려 1년?

[일요신문] 한번 음식맛을 보려면 무려 5년을 기다려야 하는 레스토랑이 있다. 뉴욕 인근의 교외에 위치한 ‘데이먼 베이럴 레스토랑’은 셰프인 데이먼 베이럴의 이름을 딴 소규모 레스토랑이다. 테이블도 열두 개밖에 없을 정도로 자그마한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셰프의 정성 가득한 요리와 독특한 조리법 때문이다.

예약이 5년 밀린 레스토랑의 셰프 데이먼 베이럴.

이 레스토랑의 유일한 셰프일 뿐만 아니라 종업원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베이럴은 요리에 사용되는 모든 식재료를 직접 재배하는 농부이기도 하다. 매일 밭에 나가서 채소를 직접 재배하거나 벌꿀을 채집하거나 혹은 치즈를 만들기도 하며, 고기도 손수 절인다. 그야말로 하나부터 열까지 메뉴에 있는 모든 음식은 그가 가꾸는 4만 8000㎡의 텃밭에서 자라는 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어낸 것들이다.

매일 저녁 딱 18명의 고객들만을 위해 15개의 코스로 이뤄진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그의 대표 메뉴는 ‘옻향이 첨가된 아이스 슬러시’다. 옻나무잎과 액화시킨 야생 제비꽃 줄기, 그리고 열두 가지 포도를 한데 섞어 얼린 다음 내놓는다. 또한 준비 과정만 1년이 걸리는 ‘도토리 아이스크림콘’도 유명하다. 잘 익은 도토리를 찾아서 개울가에 몇 달 간 담갔다가 꺼내 건조시킨 후 곱게 빻아서 콘으로 만들고, 그 위에 얼린 가지 아이스크림을 얹어 만든다. 독특한 생김새의 이 메뉴의 가격은 무려 255달러(약 27만 원). 그의 예약자 명단에는 마사 스튜어트 등 유명인사도 많으며, 소문에 따르면 오바마 부부 역시 한 차례 그의 레스토랑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가 정식 요리 강습을 받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전직 오토바이 모터크로스 선수였던 그는 원예사였던 어머니에게서 요리를 배운 것이 전부라고 말한다.

한편, 그가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수익은 75만 달러(약 7억 9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