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오전 4시께 A 씨(여․30)는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탔다.
북구 자택에 도착한 A 씨는 1만 9000원의 요금이 나왔으나 술김에 6만 원을 지불했다. 요금보다 4만 원을 더 받은 회사택시 기사 김 아무개 씨(39)는 별 말 없이 A 씨를 뒤따라갔고 혼자 사는 것을 확인했다.
김 씨는 화장실 창틀을 뜯어내고 A 씨의 집에 침입해 가방을 찾으려 여기저기를 더듬었으나 실수로 A 씨의 어깨를 건들이고 말았다.
잠이 깬 A 씨를 보고 김 씨는 당황해 “태워줬던 택시기사인데 아가씨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따라왔다”고 둘러댔다.
A 씨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앉아서 이야기하자”고 말한 뒤 순간적으로 집밖으로 뛰쳐나오며 “강도야”라고 소리쳤다.
때마침 지나가던 우유배달원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김 씨는 주차해놓은 택시를 타고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해 20여일 만에 택시기사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경찰에서 “A 씨가 택시요금으로 5만 원권을 내자 돈이 많은 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