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법인 출범 이후 계열사 20개→84개 급증…매출 규모 증가 비해 영업이익률 부진
통합법인 ‘다음카카오’의 출범 전인 2014년 9월 기준 20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는 지난 4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그 결과 지난 6월 30일 기준 계열사는 84개로 증가했다. 카카오는 2016년 자산 5조 원을 넘어서며 국내 IT기업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카카오의 매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나 그에 비해 영업이익률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는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 증인’이 된 상태다.
조수용·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이종현 기자
지난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골목상권 침해 문제에 대해 질타를 받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카카오가 시장 다양성을 죽이고 대형 사업자와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카카오는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유난히 자영업자나 중소사업자와 마찰을 빚는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최근 부동산 서비스를 부동산 어플 업계 1위인 ‘직방’에 넘기기로 계약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급증에 따른 중소 상공인의 비용부담 가중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공인중개사가 서울의 일반 매물을 직방에 광고할 때 내는 한 달 수수료는 2016년 1만 6000원 수준에서 2018년 3만 4000원 수준까지 급상승했다. 이 같은 지적에 김범수 의장은 “직방이 1등 스타트업이므로 사용자에게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은 맞다”며 “부작용에 대해 깊이 고민은 못해봤다”고 답변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카카오의 항공권 예약 서비스와 택시 시장 진출에 대해 지적했다. 박 의원은 “(카카오의) 항공권 예약 서비스 진출로 1만 5000여 개 중소 여행사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며 ”택시 시장 진출에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범수 의장은 “우리 서비스는 상생에 대한 개념을 기본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사용자 불편을 해소하는 혁신을 통해 성장하고 있으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보완할 것”이라고 답했다.
카카오의 국외법인 16개를 제외한 68개 계열사를 확인해 본 결과 ▲카풀(승차공유) 서비스 ▲부동산 중개 및 관리 서비스 ▲주차 서비스 ▲영어학원기업 ▲골프업체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가 4곳, 주차 서비스 앱 서비스 1곳, 스크린골프 및 골프장 운영 업체 2곳, 카풀 중개 앱 서비스 1곳 등이다. 또 카카오는 미용실을 소개하는 ‘카카오헤어샵’과 소비자와 대리운전 기사를 연결해주는 ‘카카오T 대리’, 주차장을 추천하고 예약 및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카카오T 주차’ 등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은 자영업자 및 중소상공인들의 생존권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의 시장지배력이 막강하다는 점에서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카카오는 네이버와 함께 ‘포털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에 대해 지적받은 바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또한 2016년께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같은 문제를 지적해오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카카오 택시, 드라이브 등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업 영역은 계속 확산될 것이며, 이 때문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골목상권은 침해당한다”며 “오프라인처럼 온라인에도 공정거래 관련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스타트업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이며, 다양한 사업을 하다 보니 다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며 “많은 중소기업이 플랫폼을 활용해 상품 판매 활로를 찾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등의 상생의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사례 때문에 상생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다만 반대의 주장에 대해서도 더욱 신경 쓰고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적 성장에 비해 실적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통합법인 출범 다음해인 2015년 1분기 매출액 2344억 원, 영업이익 404억 원을 기록한 카카오는 같은 해 2분기,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비슷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71.7% 감소한 114억 원을 기록했다. 3년이 지난 올해 2분기, 계열사가 급증한 덕에 카카오는 역대 최대 매출인 5889억 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276억 원에 그쳤다. 카카오 관계자는 “각각의 사업들이 계속 성장하고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당장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보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투자해야 할 부분이 많고, 이들 신사업은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면 이후에 빛을 보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카카오 증권업 진출에 업계 반응…‘융자’ 없이 되겠어?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주시는 하되 크게 긴장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일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4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온 카카오페이가 본격적인 금융사업으로 진출하는 첫 행보”라고 자평했다. 카카오페이의 복안대로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자산 관리 및 주식 투자 등이 가능해지면 새로운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의 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43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가입자가 잠재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카카오톡에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확장을 내다봤다. 그렇지만 대다수 증권업 관계자들은 그다지 위협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용융자 서비스 없이 주식 매매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바로투자증권이나 카카오페이의 자본 출자 여력이 당장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플랫폼 자체에 강점이 많아 고객접근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고액자산가들보다 대중에 조금 더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IT기업의 금융사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금융의 벽이 더 빨리 허무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카카오가 기존 증권사들에 당장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