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신축 허가 취소…일본대사관 건물주 “관련 내용 공개 어려워”
주한일본대사관 측은 2015년 대사관 건물 신축 허가를 받고 사무실을 트윈트리빌딩으로 임시 이전했다. 당시 일본대사관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삼았으며 기존 대사관 건물은 철거됐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일본대사관 부지 앞.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펜스로 둘러싸인 상태다. 사진=박정훈 기자
하지만 4년이 지난 2019년 초, 주한일본대사관은 돌연 건물 신축 계획을 취소했다. 건축법상 건축 허가를 받으면 1년 안에 공사를 시작해야 하지만 일본대사관은 건물만 철거하고 공사는 시작하지 않았다. ‘사정이 있으면 착공을 연기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일본대사관 측이 착공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아 건축 허가 취소를 받았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일본대사관이 다시 건축 허가를 받으려면 처음부터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는 보통 1년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청의 한 직원은 “아직까지 일본대사관으로부터 건축 허가 요청은 들어온 것이 없는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현재 기존 일본대사관 부지는 펜스만 쳐있을 뿐 건물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정의기억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부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관련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1400번째 집회를 맞아 ‘가장 오래된 단일집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 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대사관 건물을 신축하지 않으면 일본대사관은 당분간 셋방살이를 해야만 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한국과 관계가 깊은 국가들이 각자 대사관 건물을 갖고 있는 걸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뿐만 아니라 트윈트리빌딩에는 다른 업체들도 입주해 있는만큼 보안의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대사관도 건물 입주자인 만큼 전세(혹은 월세)에 해당하는 비용이나 관리비 등을 트윈트리빌딩 건물주에게 지불해야 한다. 현재 트윈트리빌딩은 A 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A 펀드와 일본대사관과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일본대사관은 다시 사무실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재계약시 월세를 대폭 늘리면 일본대사관 입장에서는 곤란한 일이다. 그러나 A 펀드 관계자는 “(일본대사관과 관련한) 계약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재계약 관련해서도 현재로는 할 말이 없다”고만 했다.
주한요르단대사관도 트윈트리빌딩 B동 6층에 위치한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요르단대사관은 2011년 보증금 6000만 원, 차임금 2110만 9020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르면 3개 층을 쓰는 일본대사관도 적지 않은 비용을 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대사관의 셋방살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트윈트리빌딩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어쨌든 한국계 펀드가 일본으로부터 적지 않은 돈을 받으니 나쁜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윈트리빌딩에 입주한 다른 업체 직원들은 적지 않은 피해를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트윈트리빌딩 입구 앞에는 경찰들이 상주해 있으며 빌딩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기도 한다. 또 트윈트리빌딩 앞 도보의 폭이 좁은데다가 경찰 병력까지 있어 통행불편까지 야기한다.
지난 7월 19일에는 김 아무개 씨가 승합차를 몰고 트윈트리빌딩을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 씨 차에는 20여 개의 휴대용 부탄가스와 20L 휘발유 2통이 있었으며 김 씨는 빌딩에 충돌하기 직전 라이터를 켜 불을 붙였다. 이는 폭발로 이어졌고, 결국 김 씨는 사망했다.
이처럼 일본대사관으로 인해 중학동 일대가 적지 않은 긴장 상태지만 일본대사관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요신문’은 지난 12일부터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일본대사관 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일본대사관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일본 경제 10월 위기설 앞과 뒤 최근 ‘일본 경제 10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면 일본의 수출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글로벌 무역 분쟁에 더해 10월 소비세 인상(8%→10%)을 앞두고 있는데 1989년 소비세가 처음 도입된 후 3번의 인상 시기마다 일본 경제는 가계소비를 중심으로 큰 폭의 위축을 겪은 바 있다”며 “이번 4번째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경감세율(식료품 등 일부 품목에 한해 일시적으로 소비세 8% 도입) 제도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지만 성장 둔화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소비세 인상 이후 내수까지 둔화된다면 일본 당국의 경기 대응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한 내수 부양과 엔화 평가절하 유도가 논의되겠지만 즉각적인 수출 개선을 위해 대 한국 수출 허가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전문가들은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한국 경제보다 일본 경제가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 ‘한·일 여행절벽의 경제적 피해와 시사점’을 통해 “일본의 대 한국 여행서비스 수입과 여객운송서비스 수입 감소는 일본경제 전체에 직간접적으로 생산 8846억 엔(약 10조 1160억 원), 부가가치 4558억 엔(약 5조 2130억 원), 고용 9만 5785명의 감소 등의 영향이 예상된다”며 “한·일 여행 감소가 2020년까지 이어질 경우 2020년 경제성장률에서 일본의 하락효과는 약 마이너스(-) 0.1%p로 한국의 약 -0.05%p의 두 배 피해 효과를 가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