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도 버린 우리 자식, 엄마들이 지킨다”…집회 자제 요구
맹학교 학부모들과 시각 장애인들이 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보수집회 행진에 맞춰 시각 장애인의 학습권 및 주민 안정권 확보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서울맹학교 학부모와 학생, 졸업생 10여 명은 1월 4일 오후 3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차로에 주저앉거나 드러누워 약 15분 동안 보수 단체의 행진을 가로 막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는 대한문 앞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 중이었다.
학부모들은 “국가도 버린 눈먼 우리 새끼, 어미들이 몸뚱이로 지키겠다”, “박근혜 대통령도 동네 주민과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것을 싫어한다”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도로 위에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학부모에게 욕설을 하거나 고함을 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즉각 제지하며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맹학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약 500m정도 떨어져 있다. 학부모들은 그동안 집회 소음과 교통 통제 등으로 인해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집회 금지를 요구해 왔다. 경찰은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는 ‘문재인하야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집회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으나, 법원은 이들의 집회를 허용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