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 계기로 도도맘과 틀어져 결국 법정구속…둘의 관계 대화록에 드러나 사문서 위조 재판에 영향 미칠 듯
그만큼 이번 폭로가 강용석 변호사에게는 치명타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본적으로 당시 사건의 가해자에게 무고 교사로 피소당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다 현재 진행 중인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사건 1심 판결에서는 유죄가 나와 법정구속 되기도 했다. 강용석 변호사와 ‘도도맘’ 김미나 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강 변호사가 도도맘과 관계가 틀어져 결국 법정구속까지 가게 된 계기가 바로 도도맘 폭행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패치의 폭로 이후인 2월 5일 가세연 라이브 방송에서 강용석 변호사는 도도맘 폭행사건 조작 의혹에 대한 채팅 응원 메시지에 “저는 흔들리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흔들리지 말라고 해주시니까 더 열심히 해보겠다”며 “정기구독으로 응원해달라”고 밝혔다. 사진=가로세로연구소 방송 화면 캡처
2월 4일 강용석 변호사가 과거 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의 폭행사건을 조작했다고 디스패치가 단독 보도했다.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도도맘 폭행사건’은 2015년 12월에 불거졌는데 가해자인 증권회사 고위임원 A 씨가 강제추행 및 특수상해 혐의로 피소돼 화제가 됐다. 검찰은 강제추행 혐의는 없다고 판단했지만 특수상해 혐의는 인정했다. 다만 가해자와 도도맘 사이에 합의가 이뤄져 기소유예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디스패치는 당시 강용석 변호사가 도도맘과 짜고 폭행 사건을 강제추행 사건으로 확대해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내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 근거는 디스패치가 입수한 두 사람의 대화록이다. 디스패치는 “오랜 검증을 통해 실제로 둘이 나눈 대화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디스패치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 사이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강 변호사가 거액의 합의금을 받은 뒤 둘이 분배하기 위해 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들의 대화에서 도도맘이 강제추행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내용도 나온다. 도도맘은 “진술할 때 거짓말이 들어가야 하니까”라고 꺼려했는가 하면 강 변호사가 “만지려 했을 거 아냐?”라고 묻자 “전혀 안 그랬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강용석 변호사가 법적 지식을 통해 도도맘에게 사건을 강제추행으로 몰고 가서 합의금을 더 많이 받아내자고 얘기하는 대화가 이어진다. 무고를 부추기는 무고 교사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화가 이뤄진 2015년 11월에서 2016년 1월 즈음 이들은 어떤 관계였을까. 강용석 변호사와 도도맘의 관계가 화제가 된 것은 그 이전이다. 2015년 4월 강 변호사가 도도맘의 남편에게 피소당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도도맘의 남편 조 아무개 씨는 2015년 1월 강용석 변호사가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일으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며 손해배상금 1억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홍콩과 일본 여행설 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강 변호사와 도도맘은 불륜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리고 2015년 8월 디스패치가 강 변호사와 도도맘의 홍콩 호텔 수영장 사진 등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더욱 집중됐다
이 사건은 2018년 1월에 판결이 난다. 법원은 강용석 변호사의 혼인 파탄 행위를 인정했고 이에 따라 40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결국 2015년 12월은 강용석 변호사가 도도맘이 불륜설에 한창 휘말려 있던 시기다. 당시만 해도 이들은 불륜을 부인하는 등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은 도도맘 폭행사건이 실제 발생한 시기가 2015년 3월이라는 점이다. 당시 벌어진 이 사건이 경찰에 신고된 것은 9개월 뒤인 2015년 12월이고 이 과정에 강용석 변호사가 깊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이들의 불륜설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에 발생한 사건인데 불륜설이 불거져 두 사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12월에야 신고가 이뤄진 셈이다. 이미 도도맘이 강 변호사와의 불륜설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던 만큼 이 사건도 크게 주목받았다.
도도맘 김미나 씨는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2016년 1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에서 도도맘은 “강용석 변호사가 소 취하 관련 대응 방법 등을 수시로 보내는 등 사건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며 관련 문자를 공개했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는 도도맘 김미나 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리고 이들의 관계가 틀어졌음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2016년 7월이다. 도도맘이 강용석 변호사 블로그에 댓글로 내용증명을 게재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은 네티즌들 상대 고소 사건 합의금을 자신에게 주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도도맘은 내용증명을 게재한 까닭에 대해 “유무선상 수취인 불신”이라고 밝혔다. 6개월여 사이에 연락조차 끊길 만큼 관계가 악화된 상태에서 돈(합의금) 문제로 내용증명까지 등장했다.
이에 대해 이들의 관계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번에 조작 의혹이 불거진 도도맘 폭행사건을 거치며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졌다. 이번에 보니 합의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둘이 일을 꾸민 것 같은데 결국 합의금을 전혀 받지 않고 가해자와 합의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합의가 돼서 기소유예로 사건이 마무리된 게 2016년 4월인데 그때는 이미 두 사람이 완전히 등을 진 뒤”라고 얘기했다. 2013년 ‘김연아 게시글’ 출처 공방으로 불거진 명예훼손 소송으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이렇게 서로 등을 지게 된다.
강용석 변호사와 도도맘이 등을 지면서 관련 재판이 상당히 불리해졌다. 둘이 함께 강하게 불륜을 부인하며 진술을 맞춰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강 변호사는 도도맘 남편 조 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2018년 1월 패소하고 그해 10월에는 법정 구속된다. 조 씨가 제기한 1억 원 손해배상금 소송을 취하하려 도도맘과 함께 인감증명 위임장 등을 위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것.
강용석과 도도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강용석이 도도맘과 관계가 틀어져 결국 법정구속까지 가게 된 계기가 바로 도도맘 폭행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당시 법정구속 돼 호송차에 오르고 있는 강용석. 사진=임준선 기자
이번 디스패치의 폭로 내용을 바탕으로 도도맘 폭행사건의 가해자인 증권사 고위임원 A 씨가 강용석 변호사를 무고 교사로 고소할 수 있다. 게다가 디스패치가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대화록까지 공개했다. 일요신문은 A 씨와의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그는 끝내 거절했다. A 씨 지인에 따르면 아직 (무고 등으로) 고소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에 대한 3심 재판 결과에 미칠 영향이다. 1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강용석 변호사는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SBS funE는 검찰이 2019년 7월 강용석 변호사와 도도맘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일체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1, 2심에선 없던 증거를 3심을 앞두고 제출한 만큼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2015년 10월부터 2016년 2월까지 4개월 동안 주고받은 메시지 1만 8000건이 증거로 제출됐는데 디스패치가 공개한 2015년 12월에서 1월 사이 주고받은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도도맘 폭행사건 조작 의혹은 강용석 변호사가 도도맘에게 무고를 부추긴 무고 교사 의혹이기도 하다. 도도맘 폭행사건 조작 의혹은 재판 대상인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둘의 당시 관계를 간접적으로 보여줘 강용석 변호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가세연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폭로 행보를 이어온 가세연과 강용석 변호사가 이번 디스패치의 폭로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기 때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