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거부 18년 만…“판결이 그대로 입국 허가로 이어지는 건 아냐” 주장도
LA총영사관과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유승준이 재상고심에서도 승소 판결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13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전날 유승준이 주LA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의 재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재판은 2015년 LA총영사관이 유승준의 입국금지 결정을 이유로 유승준이 청구한 재외동포(F-4) 체류자격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제기됐다. 유승준은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금지 당한 뒤,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하려다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1심과 2심에서는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상고심에서는 LA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과거 법무부의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도 재판부는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LA총영사관은 유승준의 아버지에게 (비자 발급 거부와 관련해) 처분 결과를 전화로 통보했고, 처분 이유를 기재한 사증발급 거부 처분서는 작성하지 않았다”며 “당시 처분에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후 LA총영사관 측이 재상고를 하면서 사건이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갔지만,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려 유승준의 승소를 확정했다. 앞선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대법원은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심리불속행으로 사건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비자 발급 처분이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곧 유승준의 입국 허가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재판은 단순히 비자 발급 과정에서의 행정적 미비와 거부 사유 등을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절차를 갖춘 뒤에도 LA총영사관 측이 비자 발급을 거부한다면 그의 입국 금지는 여전히 유효하게 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