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다스 정규직 전환 협약 미뤄…투자금 부족해 프로젝트 반납 소문도
2019년 5월 다스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총 1조 2000억 원 규모의 카시트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다스는 2021년부터 생산 예정인 스타렉스 후속 차종에 카시트를 납품한다. 계약기간은 2021년 2월~2030년 2월 10년이며 분량은 연간 10만 2000대씩 총 102만 대다. 다스는 단일 차종 공급계약 중 물량과 금액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실소유주 논란을 빚었던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가 최근 유동성 위기로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 경주시 다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다스 내부에서는 카시트 생산을 위한 초기 투자금 120억 원이 없어 프로젝트를 반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다스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175억 원, 45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9년에도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말 기준 다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억 원에 불과했으며 적자로 인해 현재는 이보다 더 줄어들었을 수 있다.
이에 다스는 2019년 말 46개 팀을 40개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임원 급여 20% 반납, 사택 절반 이상 매각, 임원들의 복지혜택 축소 등 비용 절감에 나서기도 했다(관련기사 ‘MB 실소유주 논란’ 다스 경영 위기 극복 위해 조직개편 단행).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다스 입장에서 스타렉스 카시트 납품은 포기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교체 주기가 보통 5~6년 수준인데 10년에 걸친 안정적 일감이라면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하는 프로젝트”라며 “이미 수주를 받은 프로젝트를 반납하면 고객사와 신뢰가 깨져 향후 영업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다스는 카시트 공급을 위해 회사 인근에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당초 다스는 수익성을 이유로 공장 외주화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주지부 다스지회(다스 노조·지회장 박진표) 관계자는 “사측은 처음에 수익성을 이유로 공장 외주화 이야기를 했지만 노조는 우리가 직접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며 “지금은 다스가 직접 공장을 운영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고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과 관련한 노사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스타렉스용 카시트 생산은 다스 하청업체 수경산업과 작업할 예정이다.
다스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매년 사내 하청 노동자의 10% 정도를 다스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스타렉스 신형 수주시 단계적으로 (수경산업 직원을) 다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2018년 맺었다”며 “하지만 사측은 최근 적자 등을 이유로 정규직 전환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노사갈등이 이어지자 다스는 노조에 유동성 부족과 투자금 조달 어려움을 이유로 프로젝트를 반납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스 관계자는 “회사가 거짓말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만 프로젝트는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금 조달 방법과 정규직 전환 문제 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할 사항이 없다”고만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단독] ‘MB 조카’ 이동형 다스 사장, 사내이사에서 퇴임 이동형 다스 사장이 2020년 3월 31일까지 임기였던 다스 사내이사에서 퇴임했다. 이 사장은 이상은 다스 회장의 장남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다. 이 사장은 2011년 3월 다스 사내이사에 취임해 2014년 3월, 2017년 3월 두 차례 연임했다. 후임 사내이사로는 조인호 다스 전무가 선임됐다. 다스 관계자는 “이동형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지난 3월 다스 주주총회 안건에 올라오지 않았다”며 “이 사장은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다스 이사회가 이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시도했다가 돌연 취소했다는 뒷말도 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주지부 다스지회(다스 노조·지회장 박진표) 측은 소식지를 통해 “이번 주주총회 안건 중 이동형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 3년 연장이 있었는데 우리가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한 사측이 하루 전날 급하게 변경했다”며 “주주총회 장소도 다스 본관에서 한 리조트로 당일 변경해 본인들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