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방송·사진으로 브랜드 노출…논란 이후 굳게 닫힌 문, 그 틈 사이로 불빛만
리얼돌 논란 이후 이틀 뒤인 19일 오후, ‘솔로즈’ 사무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사진=김상래 기자
사태 발발 초기, FC 서울 구단과 성인용품 업체의 대응은 팬들의 더 큰 반발을 낳았다. 이들은 ‘몰랐다. 리얼돌이 아닌 프리미엄 마네킹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팬들이 리얼돌 사태에 거칠게 반응한 것은 ‘충분히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문제’라는 지적에서 나온다. 문제가 된 마네킹은 성인용품 업체 이름이 적힌 의상과 장신구를 착용했고 응원 피켓을 들고 있기도 했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이들이 성인용품을 제조, 판매하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대형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도 실제 여성모델의 신체를 본떠 제작한 이들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간단한 성인 인증 절차만 거치면 적나라한 제작 과정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리얼돌 논란을 일으킨 성인용품 업체명이 프로축구 중계방송, 보도사진 등에 수차례 노출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들 브랜드는 중계방송, 보도사진 등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명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마네킹의 옷과 피켓 등에 적힌 업체명 ‘솔로즈’는 논란 발발 이후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몰려 연결이 불안정해지기도 했다.
지난 19일 일요신문은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이들의 사무실을 찾았다. 성인용품을 제조, 판매하는 ‘솔로즈’, ‘달콤스퀘어’ 등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컴위드의 사무실이었다. 사무실 유리창은 이들의 로고로 뒤덮여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다.
오후 4시를 전후로 사무실을 찾았지만 문은 굳게 잠긴 상태였다. 초인종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버튼을 눌렀지만 응답은 없었다. ‘리얼돌 논란’ 이후 전화연결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문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불빛만이 영업 중임을 짐작케 했다.
건물 외벽 간판을 통해 리얼돌 업체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다. 사진=김상래 기자
사무실 아래층 커피숍 업주에게 이들에 대해 묻자 “간판이 있어 성인용품 가게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호기심이 생겨 주변에 물어보기도 했는데 어디에 있는지도, 그 가게에 대해 아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무실이 자리잡은 고층 오피스텔 외벽에는 ‘성인용품 2F(2층)’이라고 적힌 간판이 위치했다.
이튿날인 20일부터는 이들의 영업활동이 감지되기도 했다. 컴위드의 제품이 팔리고 있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제품에 대한 문의 글이 올라왔고 판매자 측의 답변이 달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