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과 동시 개인정보 중국으로 넘어가…“인기 신작 ‘샤이닝니키’ 탈퇴 불가능 가까워”
‘샤이닝 니키’ 공식 홈페이지에 탈퇴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샤이닝 니키’ 공식카페 캡처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노리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은 과거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 게임) 등 다양한 게임 장르를 수출하곤 했다. 그러나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잇따라 MMORPG 게임을 내놓자 최근에는 이를 피해 여성향(여성들에게 초점을 두고 만들어진 문화상품이나 그런 상품) 등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게임들이 매달 수십수백 개씩 쏟아지는 탓에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 최근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는 중국발 모바일 게임의 개인정보 수집 및 중국으로의 이전이다. 거의 모든 중국발 게임이 가입과 동시에 사용자의 정보를 본사가 있는 중국으로 이전한다는 동의서를 받고 있다. 한 번이라도 해당 게임을 다운받고 가입했다면 사용자의 기본 정보가 중국으로 이전되는 셈이다. 이런 지적이 반복되어 나오자 최근 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도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미국 내 틱톡 사용금지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틱톡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앱으로 15초에서 1분 이내 숏폼(short form)형식의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하는 SNS다.
논란은 대형 모바일 게임사가 개발한 게임도 빗겨가지 못했다. 10월 29일 출시된 페이퍼게임즈사의 신작 ‘샤이닝 니키’는 최근 개인정보 수집과 탈퇴 불가로 논란을 빚었다. ‘샤이닝 니키’는 전작 ‘아이러브 니키’의 후속작으로 국내 450만, 세계적으로는 총 다운로드 수 7500만 건을 기록한 인기게임이다. 그런데 대형 게임사 개발작인 ‘샤이닝 니키’ 역시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며 탈퇴 과정 또한 복잡하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게임 출시 일주일도 되지 않아 탈퇴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늘었다.
페이퍼게임즈사가 10월 29일 출시한 ‘샤이닝 니키’의 개인정보 이전 관련 약관. 사진=홈페이지 캡처
문제는 주로 연동형 가입자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기존에 갖고 있던 SNS 계정을 게임에 연동하는 방식의 연동형 가입을 선호하고 있는데 이 경우 SNS에 올라온 사적 정보까지 게임사로 넘어갈 위험이 있다. 확인 결과 ‘샤아닝 니키’에서 중국으로 이전되는 정보는 게임기록 외에도 결제기록, 사용자 ID와 비밀번호, 이메일주소, 페이스북 프로필사진, 친구 목록, 구글 플러스 ID 등이었다.
더 큰 문제는 탈퇴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게임 내에는 탈퇴 버튼이 없어 게임사에 따로 탈퇴 문의를 해야 했는데 이마저도 수차례의 문의 끝에 계정 정지 형태로 처리됐다. 게임사는 탈퇴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연동 정보를 출력할 수 없어 게임 탈퇴를 도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정상적으로 연동이 완료된 계정이라도 계정 정보 삭제 및 변경으로 도움 드리기 어렵다’는 모순된 답변을 보냈다. 제보자 A 씨는 “실제 게임이 광고와 매우 달랐고 번역도 서툴렀다. 전작과 달리 게임 과정에서 과금 유도도 매우 심하다고 느껴 탈퇴하려고 했는데 탈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답답한 마음에 전화 문의로 해결을 해보려고 해도 게임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A 씨는 “여러 번 탈퇴시켜 달라는 문의를 했지만 온라인 고객센터는 그때마다 ‘신중히 생각해달라’는 똑같은 내용의 답변만 줄 뿐이었다. 매번 답변 내용만 조금씩 달라질 뿐 결론은 탈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아예 회사로 전화를 해보려고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채용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 기재된 페이퍼게임즈코리아의 연락처는 게임사와 무관한 환전고객센터 전화번호였다.
페이퍼게임즈코리아의 연락처가 엉뚱한 번호로 기재되어 있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페이퍼게임즈코리아 고객센터는 서면을 통해 “게임을 탈퇴하게 될 경우 현재까지 이용 중이던 계정의 정보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또한 게임은 사용자 개인정보를 저장하지 않으므로 결제 내역을 통해 올바른 소유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게임사의 개인정보처리자는 중국에 있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는 각국의 특성에 맞춰 게임을 선택하고 마케팅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개인정보 수집 및 유출을 우려하는 사용자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모바일 게임 경쟁이 심화되면서 품질과 안전이 인증되지 않은 게임이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어 이용약관을 살펴보고 게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