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중재로 ‘공수처 후보추천위’ 다시 열리지만…불씨 여전

민주당,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계획…국민의힘, 후보 원점 재추천 고집

[일요신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싸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던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접점을 찾은 모습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재소집하기로 합의하며 25일로 예정됐던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좌측) 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박병석의장 주재로 ‘공수처법 해법’ 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박 의장은 23일 국회에서 김태년 민주당‧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회의를 재소집해서 재논의해주길 요청한다”며 “내 제안에 여야의 이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불발된 가운데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 절차에 돌입하자 국민의힘은 추천위 재소집을 요구해 왔다. 결국 박 의장이 중재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추천위는 재가동되지만, 여야의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공수처 연내 출범을 위해 공수처법 개정안 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며, 국민의힘 역시 공수처장 후보 원점 재추천을 고집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추천위 소집과 별개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심사를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 18일 추천위는 3차 회의를 열고 공수처장 후보자 10명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지만 후보를 추려내지 못했다. 어느 후보도 의결 정족수 7명 중 6명 이상의 득표를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야당의 추천위원 2명이 의도적으로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추천위원 7명 중 6명인 의결 정족수를 3분의 2인 5명으로 낮추는 것 외에도 최장 50일 이내 추천 의결을 마치도록 시한을 두는 개정안을 병합처리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수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