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제시한 ‘분리막 손상’ 헛다리…화재 원인 규명 못한 국토부
사진은 2018년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자동차 관련 박람회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진행된 ‘코나 일렉트릭’ 신차발표회 모습. 사진=임준선 기자
국토교통부는 24일 현대차에서 제작 판매한 코나 전기차(2만 5083대)와 아이오닉 전기차(1314대), 일렉트릭 전기버스(302대), 이상 3개 차종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시정조치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들 3개 차종은 2017년 9월~2019년 7월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의 결함조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로 화재 위험성이 있는 일부 배터리를 완전히 추출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기존 고전압배터리 시스템(BSA)을 개선된 제품으로 전량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오는 3월 29일부터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는 시정조치에 들어간다. 리콜 대상 차량은 현대차 직영서비스센터 및 블루핸즈에서 무상으로 BSA 교체를 받을 수 있다.
양사는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리콜비용 분담 비율 등을 협의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리콜 당시 국토부가 지목한 배터리셀 제조 불량이 화재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데다 여전히 화재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KATRI와 관련 전문가 합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을 확인하고 분리막 손상이 있는 배터리셀로 화재 재현실험 중이지만 현재까지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현재 진행 중인 KATRI 주관의 화재 재현실험 등 일부 완료하지 못한 결함조사를 지속 추진하며 이번 시정조치의 정적성도 조사해 필요 시 보완 조치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 리콜 비용 분담 협의는 KATRI의 조사가 완료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리콜과 관련해 “리콜의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셀 내부 정렬 불량의 경우 국토부의 발표대로 재현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려우며, 남경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들의 양산 초기 문제로 이미 개선사항은 적용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대차의 BMS 충전맵 오적용의 경우 당사가 제안한 급속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했고,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관련 기관과 협조해 추가적으로 확인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국토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고, 전량 배터리 교환으로 국토부에 신고했다”며 “고객 불편이 없도록 신속하게 시장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