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연기된 펀드 규모만 290억 원 추정돼…금감원에 조정신청 후 소송 제기
법무법인 한누리는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펀드 피해 투자자들을 대리해 피해배상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 신한은행이 판매한 교보증권 Royal-Class 글로벌M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와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신한명품 프리미엄 펀드랩(미국소상공인대출) 2호는 만기가 도래했으나 상환이 연기된 상태다. 총 판매액은 약 290억 원으로 추정된다.
투자자들은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국내 펀드에 투자했다. 국내 펀드는 케이먼 소재 텐덤펀드에 투자하고, 텐덤펀드는 WBL SPE III(미국 소상공인에게 부동산담보부 대출을 하는 WBL의 자회사)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관련 상품이다.
피해 투자자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대상·운용방법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 해당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또 상품 투자대상은 정상대출채권만 포함되고 부실채권(NPL)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지난해 6월 30일 기준 텐덤펀드 편입 채권 145개 중 정상채권은 3건뿐이었고 부실채권이 142건에 달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한누리 측은 “KB증권과의 총수익스와프(TRS)를 이용해 수익률이 극대화된다는 설명만 했을 뿐. TRS로 인해 원금 전액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텐덤펀드는 약정된 적격 담보 조건을 갖추지 못한 부실채권을 펀드 자산으로 편입했다”며 “자산운용사가 부실채권이 펀드자산으로 계속 유지되도록 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누리 측은 앞으로 금융감독원 증권불공정거래신고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증거 확보를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배상을 받기 위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신청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추후 경과에 따라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