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예정지는 싼 농지, 정보 유출에 따른 부작용은 공공택지보다 커
국가산단은 일반 산단과 달리 중앙정부가 직접 조성하고 관리하는 산단으로 규모가 커서 산단 종사자를 위한 주거단지까지 조성되기 때문에 보상을 노린 투기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장부지 외에도 배후 주거단지도 조성하기 때문에 토지보상에서 현금보상 외에 이주자택지 등 대토보상도 이뤄질 수 있다.
세종시 국가산업단지 예정지 투기 의혹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을 위해 경찰이 세종시청 토지정보과 등 관련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2018년 8월 31일 세종시 연서면에 국가산단을 지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세종시 국가산단의 경우 LH가 조성 업무를 맡았는데, 작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올해 사업계획 승인 신청과 지구지정이 추진된다.
하지만 세종에 국가산단이 들어선다는 사실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지난 대선 때 대통령 지역공약 중 하나가 세종시 국가산단이었기 때문이다.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역공약 이행방안을 소개했다. 이때 세종시 국가산단 조성 방안이 제시됐다.
세종시 연서면 일대라는 구체적인 입지가 제시된 것은 아니었지만 세종시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나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이미 연서면이 국가산단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연서면 일대 토지시장이 국가산단 유치 기대감으로 과열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정부가 국가산단을 공식 발표한 지 보름이 지난 2018년 9월 18일에야 이 일대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됐고 열흘 뒤인 9월 28일에 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이 지정됐다. 때문에 정부의 공식 국가산단 후보지 발표 전 대량의 토지 거래가 이뤄지고 조립식 주택이 빽빽하게 지어졌다.
정부는 2018년 8월 세종 국가산단을 발표할 때 대선 때 지역공약 사항이었던 총 7곳의 국가산단 후보지까지 발표했다. 이쯤 되면 투기조장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전문가들은 국가산단에 대해 좀 더 꼼꼼한 정보 관리와 투기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