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 상징 작품…소유자는 ‘진위 증명서’ 받아
실제 이런 일이 최근 벌어졌다. 이탈리아 조각가인 살바토레 가라우가 만든 투명 조각작품이 최근 경매에서 1만 5000유로(약 2000만 원)에 낙찰된 것.
‘아이엠(I am)’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실은 빈 공간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가라우는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공허함, 즉 기술적으로 텅 빈 공간을 상징한다”면서 “이 빈 공간에는 조각품의 에너지가 채워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새로운 주인은 도대체 무엇을 소유하게 되는 걸까. 이 작품이,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빈 공간이 자신 소유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까. 이에 대해 가라우는 “작품 소유자는 진위 증명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보이지 않는 조각을 유지 및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 작품은 가로 세로 약 150cm의 텅 빈 방에 보관하는 게 좋다. 특수 조명이나 실내 온도 조절 기능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가라우는 “내가 특정 공간에 무형의 조각품을 ‘전시’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 공간은 특정 시점에 일정한 양의 생각과 밀도를 집중시켜서 조각작품을 만들어 낸다. 어차피 우리는 본 적도 없는 신에게도 형태를 부여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