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시내 식당서 점심 먹으며 시민과 대화…소탈한 대통령 모습 ‘오바마 스타일’ 부활
인근 알링턴국립묘지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 행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들른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식당 안팎에서 환호하는 손님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즐거워했다. 이날 일정은 예정에 없던 즉흥적인 것이었고, 당시 도착 장면을 촬영한 영상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바이든 대통령의 워싱턴 식당 방문이 이렇게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와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재임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 소유의 트럼프 호텔 안에 있는 ‘BLT 프라임’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것을 제외하고는 워싱턴 시내 식당에서 식사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또 다른 이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자주 워싱턴 시내 식당을 찾아서 소탈하게 햄버거 등으로 식사를 하던 전통을 되살렸다는 데 있다. 요컨대 시민들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친근한 대통령의 모습을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찾은 ‘르 디플로마테’는 워싱턴 정치인들, 특히 질 바이든 여사와 해리스 부통령의 단골집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질 여사는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 시절 친구들과 함께 종종 점심 식사를 하곤 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 이곳에 들러 음식을 배달 및 포장해가곤 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미 부통령 시절 여러 차례 방문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도 몇 차례 방문해 식사를 하고 갔다.
이 식당은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아 일반인들도 자주 찾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스크식 수란(16달러, 약 1만 7000원), 랍스터 오믈렛(23달러, 약 2만 5000원), 아보카도 토스트(15달러, 약 1만 6000원) 등 브런치다. 이 외에도 도미구이인 도라드 루아얄 앙 빠삐요트(31달러, 약 3만 원), 랍스터 리조또(31달러) 등도 있다. 랍스터 리조또는 질 여사가 영부인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평소 질 여사가 즐겨 먹던 메뉴를 스페셜 메뉴로 만든 것이다. 미국식 버거도 판매한다. 다만 이날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어떤 음식을 주문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반려견과 함께 밖에 앉아 있던 한 손님이 인사를 건네자 반려견을 쓰다듬으면서 “저도 독일산 셰퍼드 두 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귀엽네요”라고 말을 건넸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워싱턴 식당에서 식사를 한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으로 36년, 부통령으로 8년 동안 워싱턴 DC에서 보냈기 때문에 이미 워싱턴DC를 구석구석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자주 가는 식당으로는 ‘밀라노 카페’가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