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지난해 도핑 정기검사 급감…올림픽서 선수들 ‘부정행위’ 만연 우려
2019년에는 전 세계에서 30만 6000여 건의 도핑검사가 실시됐던 반면,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16만 8000여 건으로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던 4월이 그랬다. 일반적으로 매년 4월이 되면 전 세계에서 약 2만 5000건의 약물 검사가 실시되고, 이 가운데 약 1%가 양성 반응이 나오거나 혹은 250건의 부정행위가 발각되곤 했다.
지난해는 조금 달랐다. 2020년 4월, 갑작스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유럽에서만 33개국에서 모든 약물검사가 중단됐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적으로 불과 578건의 검사만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단지 소수의 부정행위만 적발됐다.
지난해 3월 말 자메이카의 반도핑협회인 JADCO는 4월부터 6월까지 무기한으로 약물검사를 중단한 바 있으며, 이 수치는 10월까지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 무렵 685명의 육상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선수들 가운데 78%는 ‘이번 올림픽에서 부정행위가 만연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3월 27일 러시아 도핑방지 기구인 ‘루사다’는 모든 약물 검사를 잠정 보류한다고 발표했고, 이 조치는 여름까지 연장됐다. 중국의 경우에는 2월부터 늦은 봄까지 모든 약물 검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바 있으며,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검사가 대폭 축소됐다.
이와 관련해서 영국 리즈베켓대학의 심리 및 영양학 교수인 수 백하우스는 “아마도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동안에는 도핑 검사가 거의 실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즈베켓대학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선수들은 보통 부상을 당하거나, 성적이 떨어지거나, 다른 선수들이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혹은 그럼에도 적발되지 않고 잘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할 때 가장 많이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하우스 교수는 다른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이와 반대로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약물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이 도쿄올림픽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이는 선수들에게 되레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요컨대 경기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도핑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과를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스포츠, 국가 및 운영 기구가 작성하는 2020년 약물 검사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올해 말에나 발표될 예정이다. 물론 그때는 이미 올림픽은 끝나고 난 뒤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