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진단 후 치료를 받고도 아직 생존해 있는 이들을 '암 생존자'라 부른다. 완치율과 조기검진율이 높아지면서 암이 상대적으로 덜 치명적인 병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이에 따라 암 생존자들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암생존자'들이 암치료후 달라진 삶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암 치료만 잘 끝나면 치료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는데 한 암 생존자의 표현대로 '치료 이전의 삶과 치료 이후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암 치료 이후 암 생존자들이 어떤 부분을 힘들어하고 있는지, 달라진 몸과 마음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암 치료 이후 5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주로 사극에서 선 굵은 연기로 주목받아왔던 배우 임병기 씨(69). 촬영에 따라 그 날 그 날 바뀌는 생활패턴 때문이었을까, 임병기씨는 작년 한 해 무려 몸에 두 개의 종양이 있다는 선고를 받았다. 하나는 췌장에 생겨난 양성 종양,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초기이긴 했지만 위암이었다.
암 선고이후 그의 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일이 끝난 뒤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실 때면 맥주 7, 8병에 소주 3병은 마시던 음주 습관도 바뀌었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찾던 식습관도 채소 위주의 소식으로 변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수면습관도 모든 것이 변했다. 암생존자가 되면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유방암 수술 이후 암 생존자로 살아가고 있는 최은경씨 역시 마찬가지다. 암 치료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금방 지치고 재발에 대한 불안 때문에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요리는 남편이 도맡게 됐고 아이들 역시 이전과는 다른 태도로 엄마를 대한다. 인생의 많은 부분이 바뀌게 된 것이다. 정기검진이 있는 6개월마다 다시 생명을 얻는 것 같아 마치 6개월짜리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최은경 씨.
암 생존자로서의 삶은 어떤 것이고 또 무엇이 달라지는 지 담아본다. 그렇다면 암 생존자는 재발없이 지내기 위해 어떤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식단을 통해 몸의 에너지와 체력을 끌어올릴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하고 주기적인 운동을 통해 몸의 균형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식단, 운동과 더불어 암생존자가 빠뜨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마음 관리다.
많은 암생존자들은 마치 끔찍한 사고나 전쟁을 겪은 후 나타나는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처럼 암 치료에 대한 기억 때문에 힘들어한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암환자들의 항불안제나 항우울제 복용율이 일반인의 2배에서 3배에 달한다고 한다.
때문에 우리나라 각 권역별로 있는 암생존자 통합지지센터에서는 심리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빠지지 않고 시행하고 있다. 더군다나 암생존자들은 주변과 인터넷을 통해 너무 많은 정보에 시달리기도 한다.
소금과 설탕을 먹어도 될까, 영양제는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것일까, 운동은 어느 강도로 어느 만큼 해야 좋은 것일까,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힘들어하는 암 생존자와 가족들을 위해 암생존자들이 관리해야 할 식단과 운동 그리고 마음돌봄에 대한 수칙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열심히 관리 해왔어도 암치료 후 5년안에, 혹은 5년이 훨씬 지난후에라도 재발이 찾아오기도 한다. 난소암 치료를 앓고 최근 들어 3번째 재발 선고를 받은 김금덕 씨.
처음 재발 선고를 받았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에 치료마저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 하지만 가족과 의료진의 도움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항암치료에 들어가 힘든 치료과정을 다시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주요 암의 재발율은 평균 50%가 넘는다. 재발 확률이 결코 낮지 않은 것. 그렇다면 재발이 됐을 때 암생존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재발암에 있어서의 관리는 무엇보다 긍적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암 재발자 관리 수칙에서도 가장 첫 번째가 긍정적인 마음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 재발양상과 전이 정도에 따라 의료진과의 협의를 통해 치료방법을 세워나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