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아버지 농지법 위반 의혹 송구” “권익위 끼워맞추기식 조사지만 정권교체 명분 희화화 빌미 줄 수 없어 사퇴”
윤희숙 의원은 8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 시간 부로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며 대선 경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이어 “국회의원직을 다시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국회의원직 사퇴를 밝혔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의원 12명의 부동산 의혹을 발표했으며, 윤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윤 의원은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부친은 농사를 지으며 여생을 보내겠단 마음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한 후 어머님 건강이 안 좋아져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로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고 조심해온 평생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안 하셨으리라 믿는다”며 “당에서도 사실관계에 대한 소명을 받아들여 본인과 무관한 일이라고 혐의를 벗겨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권익위 조사 의도가 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친정아버지를 엮은 무리수가 야당 의원의 평판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뭐겠나”라며 “이번 권익위의 끼워맞추기식 조사는 우리나라의 정상화를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교체뿐이란 걸 다시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선 승리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내로남불’ 행태”라며 “최전선에서 싸워온 내가 비록 우스꽝스런 조사 때문이긴 하지만 정권교체의 명분이 희화화될 빌미를 제공해 정권교체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단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윤 의원은 “지난 1년간 정말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다”며 “이제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우리 국민의힘이 강건하고 단단한 정권교체의 길로 나아가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권익위의 윤 의원 부친 농지법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에 대해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가 아닌데다 본인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소명을 받아들여 당 처분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대선출마 포기와 의원직 사퇴 뜻을 전날 오후 지도부에 전달했다. 지도부는 강하게 만류에 나섰지만, 윤 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윤 의원이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런 만큼 부동산 의혹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칠 예정이다. 국회법상 회기 중에는 무기명 투표를 거쳐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있다. 회기 중이 아닐 때는 국회의장 허가에 따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