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대선 러닝메이트’ 추진 관측…“정치 생명 위해서도 완주가 나아” 시선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는 정치권 입문 후 꾸준히 여야 러브콜을 받았다. 초박빙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중도층 공략을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 후보를 향해 “통합 대상”이라며 향후 차기 정부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정가에선 민주당이 김 후보를 종로 보궐선거 카드로 꺼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골든크로스에 성공하자 국민의힘 물밑에선 김 후보와의 연대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부족한 정책 이미지 보완을 위해 김 후보를 러닝메이트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가 문재인 정부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4·7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민주당으로부터 서울시장 출마 권유를 받은 바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입당을 제안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월 18일 “김 전 부총리는 신선하고 경제 전문가이고 개인적으로도 스토리가 있는 상당히 좋은 자원이기 때문에 우리 당 의원들 사이에서 그런(영입) 이야기가 오고갔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장,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인사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34년의 공직 생활을 거친 후,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령탑에 올랐다. 2018년 11월 경질된 이후에는 비영리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운영해 여러 사업을 추진했다. 상고, 야간대를 나온 ‘흙수저 성공기’도 눈에 띄는 궤적이다.
김 후보는 9월 8일 양당 체제 타파를 기치로 “대한민국, 기회 공화국으로 바꿔야 한다”며 대선 출사표를 냈다.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통해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포부에서다. 1호 공약은 34년간 몸담았던 공무원 사회를 타파할 ‘공무원개혁’이다. 12월 19일 새로운물결을 창당한 후에는 여야 후보를 동시에 비판하며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이렇다 할 만한 세력이 없는 점도 걸림돌이다. 새로운물결을 전국구 정당으로 완성했으나, 창당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혹평도 잇따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12월 24~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 지지율은 1.5%였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37.6%, 윤석열 후보가 35.8%로 초박빙 결과를 보였다(자세한 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새로운물결 측 내에서도 우려가 감지된다. 이연기 공보특보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선이 양당 중심에 편중돼있는 선거제도라는 점에서 불만은 분명히 있다”며 “후보들의 토론회가 만들어지고 있고, 시도당 창당 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 측은 완주 의사를 전해왔다. 김 후보는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연대 얘기를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다는 건 들었고, 야당에서도 그런 희망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 양당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연대에 선을 그었다. 이어 김 후보는 “난 양당 구조를 깨러 온 사람이고, 창당도 했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수민 평론가는 “김 후보의 완주 의사는 있다고 본다. 본인이 피력하고 있고, 객관적으로 봐도 어느 당으로 안 가는 게 정치 생명력을 위해서도 나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심상청, 안철수 후보가 독자 완주를 할 가능성이 높으니 활로가 막혀 있다. 어떤 급변 상태가 있지 않은 이상 현재로서는 치고 나가는 게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