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제트 일부 운영진 통해 영향력 행사 의혹…싸이월드제트 측 “해임된 김호광 씨 일방적 주장일 뿐”
싸이월드제트를 둘러싼 의혹의 중심엔 김 아무개 씨라는 인물이 있다. 서울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김 씨는 2002년 예당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발을 들인 뒤 2004년 이가엔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그 뒤론 골프공 및 골프 의류 제조업체인 팬텀을 인수해 사명을 팬텀엔터테인먼트로 변경했다.
김 씨는 2019년 7월 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 관련, 허위공시에 가담한 혐의였다. 구속 기소 이후 김 씨는 보석으로 석방됐다. 2020년 7월 23일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사건 선고 공판에 김 씨는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로 김 씨 행방은 묘연했다.
2021년 연말 김 씨 이름은 JB라는 호칭으로 싸이월드제트 내부에서 다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김 씨가 싸이월드제트 일부 경영진들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었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제트 측은 “해임에 앙심을 품고 어떻게든 싸이월드를 흠집 내려는 김호광 (전 대표)의 일방적 주장”이라면서 “그런 주장을 하는 김호광 씨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호광 전 싸이월드제트 각자대표는 2021년 12월 20일 해임됐다. 김호광 전 대표는 싸이월드제트에서 개발자 역할을 담당하던 인물이다. 12월 22일 IT조선 보도에 따르면 김호광 전 대표는 “일부 경영진이 약정에 위배되는 행위를 시도해 이에 대한 위법성을 지적하자 대표를 해임하는 위법행위를 강행했다”면서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고 기습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싸이월드제트 공식 수장은 손 아무개 대표다. 그는 1991년 배우 김보성, 신윤정 개인 매니저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1세대 매니저이기도 하다. 심은하, 김민종, 최지우, 고소영, 가수 박지윤, 정준호, 고 최진실, 이병헌, 이정재, 공형진, 조여정, 주진모 등 그가 매니저를 담당했던 연예인 라인업은 ‘어벤져스’라고 불려도 무방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손 대표는 연예계에서 김 씨와 접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싸이월드제트 초대 대표로 재직했던 오 아무개 부사장은 업계에서 김 씨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3월 25일까지 오 부사장은 인트로메딕 재무담당 이사로 재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인트로메딕은 현재 싸이월드제트 최대주주로 의료용기기 제조와 도매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운영진 중 한 명인 싸이월드제트의 이 아무개 부사장은 김 씨 처남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연예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서울의 달’에서 이름을 알렸던 한 여배우의 동생인데, 그 여배우는 김 씨의 부인”이라고 했다.
싸이월드제트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기업 운영을 담당하는 경영진과 개발을 담당하는 김호광 대표 사이에 파열음이 생긴 것으로 안다”면서 “기업 운영 전반에 걸쳐 김 씨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돈다. 핵심 운영진이 김 씨와 비밀리에 연락을 주고받으며 싸이월드제트 경영 관련 지시사항을 하달 받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측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했다.
2019년 10월 1일 서비스가 종료된 싸이월드는 싸이월드제트에 인수된 뒤 다시 한번 부활을 노리고 있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12월 17일 싸이월드 정식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비스 재개는 2022년 1월로 연기됐다. 2021년 3월부터 5차례 정식서비스 재개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일요신문은 12월 28일부터 29일까지 손 대표, 오 아무개 부사장, 이 아무개 부사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김호광 씨는 브랜드 사칭 및 남용, 싸이월드 관련 토큰이었던 싸이도토리를 싸이월드제트 몰래 1440만 달러치를 외부에 사전판매한 혐의 등 싸이월드제트에 심각한 피해를 줘서 해임당한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앙심을 품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또한 이런 혐의들에 대해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씨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호광 씨의 일방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경찰에 고소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