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아이스댄싱 선수 대거 작별…‘바이애슬론’ 랍신·예카테리나 ‘루지’ 프리쉐 남아
각 종목이 선택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팀 스포츠인 아이스하키는 ‘융화’를 우선시했다. 남자팀의 경우 비교적 국내 실업 무대가 활성화됐기에 국내 리그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선수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들은 수년간 한국 생활을 경험했기에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무리 없이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자팀은 ‘혈통’을 선택했다. 미국, 캐나다 등 아이스하키 강국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혈통을 수소문해 대표팀 자리를 제안했다. 이에 교포, 입양아 출신 선수 등이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절차를 거쳐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현재 아이스하키 대표팀에서 이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워졌다. 당시에도 베테랑이었던 남자 대표팀의 귀화 선수 일부는 현역에서 물러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리그가 중단되자 본국으로 돌아간 선수들도 있다. ‘한라성’으로 불리던 골리 맷 달튼 정도만 대표팀에 남아 골문을 지키고 있다. 여자팀 선수들은 대거 자신이 성장하던 나라로 돌아갔다.
피겨 스케이팅에도 귀화 선수가 있었다. 아이스댄싱 부문에서 미국에서 활동하던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에게 태극마크를 건넸다. 민유라는 교포였기에 한국 국적을 선택했고 겜린은 특별귀화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올림픽 이후로도 활동을 할 것이라던 이들의 약속은 대회 직후 불화로 깨졌다.
국내 저변이 취약한 바이애슬론과 루지에는 4년 전 ‘푸른 눈의 태극전사’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러시아 출신 티모페이 랍신과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바, 독일 출신 아일린 프리쉐가 그 주인공이다. 바이애슬론연맹은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4명의 귀화 선수를 합류시켰지만 4년이 흐른 지금 2명만 남았다. 이들은 국내 실업팀 소속으로 활약하며 태극마크를 유지하고 있다. 프리쉐는 평창 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에서 종합 8위에 올라 대한민국의 귀화 선수 중 최고 성적이자 한국 루지 역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낸 바 있다. 그는 오는 2월 베이징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