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법에서 금지한 행위 상당히 오랜 기간 걸쳐 해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양경승)는 2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병원장 김 아무개 씨에게 1심과 같은 형량인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보석을 취소함에 따라 지난해 6월 석방됐던 김 씨는 이날 법정에서 재수감됐다.
함께 기소된 간호조무사 신 아무개 씨에게는 1심과 달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500시간의 사회봉사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김 씨는 2017년 9월부터 2019년 11월 사이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피부미용 시술 등을 빙자해 유명 인사들에게 100여 차례 넘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신도 상습투약한 혐의까지 받는다.
그는 불법투약 사실을 감추기 위해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고 환자 이름을 실제 투약자와 다르게 적는 등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프로그램에 거짓보고를 올린 혐의도 있다. 또 간호조무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배우 하정우 씨,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 등 연예계·재계 인사들이 김 씨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정황이 드러나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검찰과 쌍방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김 씨의 투약 횟수를 추가로 파악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이날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세 번에 걸쳐 변경하며 범죄사실이 추가됐다. 재판부가 판단하기에 피고인들이 범행을 한 건 다 인정된다"라며 "김 씨는 법에서 금지한 행위를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해왔고 사회적으로 재력 있는 사람을 상대로 영업한 것에 대해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다른 사정을 감안해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