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조대학서 매년 내진 콘테스트…고교생들도 참가하는 등 큰 호응
구마모토에 위치한 소조대학은 지진과 관련해, 매년 독특한 대회를 개최한다. 이름하여 ‘이쑤시개 타워 내진 콘테스트’다. 출품작들은 이쑤시개와 목공풀만을 사용해 탑을 쌓아야 한다. 이때 탑의 높이는 50cm 이상, 무게는 65g 미만이어야 한다. 그런 다음 꼭대기에 추를 올리고 진동을 가했을 때 무너지지 않는 ‘내진성 강한 탑’을 뽑는 대회다.
진동이 거세짐에 따라 하나둘씩 탑이 쓰러지기 시작한다. 이쑤시개 접착 기술의 차이와 설계 아이디어로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대회장은 뜨거운 열기로 휩싸인다. 쓰러지는 탑을 향해서는 탄식이, 거센 진동에도 굳건히 버티는 탑에는 환호가 쏟아진다. 마지막까지 쓰러지지 않고 남은 탑이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오디티센트럴에 의하면 “관련 대회는 2006년 시작돼 초반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2011년부터는 고등학생 대회도 함께 개최하고 있다. 매체는 “특히 2016년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 이후 지역 고교생들의 참여도가 높아졌으며, 타워 제작 수준도 큰 폭으로 향상됐다”고 전했다.
주최 측인 소조대학은 “건물의 내진성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고교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모형에 하중과 진동을 가함으로써 구조물의 변형을 시각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팀별로 제작해 경연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협조성을 키우고 건축에 대한 새로운 발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대회에서 우승한 오츠타카고교 팀은 “우승해서 기쁘다. 제작까지는 2달 정도가 걸렸다”고 말했다. “진동에 강한 삼각형 모양을 타워 안에 충분히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한편,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해외 네티즌들은 “고등학생들이 내진 대회에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진이 많은 나라인 만큼 교육방식도 남다르다”는 것. 아울러 “미국에서도 음료용 빨대를 사용해 다리를 만든 대회가 있다” “건축 전공이 아닌 고등학생들로, 지역대회인 점을 감안하면 결과물이 훌륭하다” “대회 동영상을 보니 고대 불탑 등 전통적인 방식과 비슷한 구조물이 내진에 강한 것 같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