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양승조 재선 도전에 ‘윤심’ 김태흠 변수로…강원 민주 인물난 속 국민의힘 ‘신윤’ 김진태 ‘친윤’ 황상무 2파전
#대전광역시
대전시장 선거가 대선 이후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기류다. 민주당은 시장, 5명의 구청장, 7명의 국회의원 모두 자당 소속으로 대전을 ‘텃밭’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 49.55% 대 이재명 후보 46.44%로 패배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허태정 현 시장이 침묵을 깨고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허 시장은 지난 4월 5일 “시정발전을 위한 사업이 더욱 구체화되도록 다시 한 번 시민 여러분의 신임을 얻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직 프리미엄’을 품고 있는 허 시장에게 불리한 점이 없지 않다. 그동안 대전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시장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허 시장은 징크스를 깨는 ‘1호’ 주인공이 되겠다는 의욕이 불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허 시장에 맞서 장종태 전 대구 서구청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허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장 전 청장과의 경선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5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 이장우 전 의원, 장동혁 법무법인 윈 대표변호사, 정상철 충청연대 상임의장, 정용기 전 의원 등이다. 하지만 ‘돌발변수’가 등장했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같은 선거구에서 세 차례 이상 낙선한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박성효 전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출마를 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박 전 시장은 2006년 선거에서는 당선됐지만, 이후 2010·2014·2018년 선거에서 내리 패했다.
박 전 시장은 현재 대응을 위해 숙고 중이다. 일부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무소속 출마라도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대전시장 선거는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박성효 전 시장이 싸우는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시 역시 민주당이 반드시 수성하겠다고 꼽는 지역 중 하나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3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행정수도 완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시민들의 관심과 도움 덕분에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과제가 해결 실마리를 찾았고, 대통령 세종집무실도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여러 과제와 현안이 남아 있다. 도시 전문가인 제가 앞으로 4년 세종의 미래 문제를 해결해나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게 발탁돼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지원단장을 맡아 세종시 현장에서 실무를 총괄 담당했다. 2012년 세종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권에 발을 담근 이후, 2014년부터 2·3대 세종시장에 내리 당선됐다. 이 시장 외에 민주당에서는 배선호 민주당 청년위원회 대변인과 조상호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성선제 미국 뉴욕 변호사와 송광영 전 건양대 겸임교수, 최민호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 4명이 후보로 나섰다.
#충청북도
이시종 충북지사는 3선 연임 제한으로 더 이상 충북지사로 출마할 수 없다. 이에 충북은 새로운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가 내리 3선에 성공했음에도, 민주당에서는 후보로 출마한 인사들이 많지 않았다.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만이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단독 신청했다. 출마가 예상됐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는 끝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노영민 전 실장의 출마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자가 공천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4월 8일 비대위회의에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접수 명단을 보고 과연 민주당에서 반성과 쇄신이 가능한지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로 정권을 넘겨줬는데 부동산 문제로 국민을 실망시킨 분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고 노 전 실장을 꼬집었다.
민주당 한 관계자 역시 “노영민 전 실장이 지방선거에서 뛰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책이 국민들 뇌리에 끊임없이 기억될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과연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전체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는 4명의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다. 경기지사 출마가 유력시됐던 김영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이 충북지사로 선회했고,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이혜훈 전 의원도 이번에는 충북지사에 도전장을 냈다. 또한 오제세 전 의원과 박경국 전 충북 행정부지사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충청남도
민주당은 2010년부터 충남지사 선거에서 내리 3연승을 했다. 양승조 현 지사는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 양 지사가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민주당 공천 신청을 한 황명선 전 논산시장과 경선에서 맞붙어 승리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정통 관료 출신 후보가 몸을 풀고 있다. 안전행정부 차관과 대전시 행정부시장 출신인 박찬우 전 의원과 충남도 행정부지사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동완 전 의원이다.
여기에 3선 중진의 김태흠 의원이 변수로 급부상했다. 당초 김태흠 의원은 원내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충남지사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며 충남지사로 선회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윤 당선인이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은 지난 3월 31일 김 의원과 독대한 데 이어, 전화를 통해 충남지사 출마를 권유했다고 알려졌다. 더 나아가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전 원내대표도 김 의원을 찾아 충남지사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기존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반발하며 후폭풍이 불고 있다. 당 지도부가 나서 출마를 종용한 마당에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겠냐는 것이다. 김동완 전 의원은 4월 8일 성명을 통해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김태흠 의원을 직접 방문해 충남지사 출마를 종용, 권유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 경고한다”며 “당 지도부가 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꺾고 보상 차원에서 충남지사 후보를 내정하는 형태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찬우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도 4월 7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100만 천안과 아산 시민의 민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이자 자칫 충남의 수부도시 천안, 충남의 전진기지인 아산 홀대로 비칠까봐 안타까울 뿐”이라며 “천안·아산지역은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충남의 정치 일번지인데 이 지역의 민심을 무시하고 어떤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그 선거 결과는 너무나도 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충남에서 예상과 달리 윤석열 당선인이 51.08%를 득표하며 이재명 후보에 6.12%포인트(p) 앞섰다. 이에 민주당이 충남지사 선거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양승조 지사가 지난 4년 동안 도내에서 평가가 좋아,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충남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져 불리한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은 맞다”면서도 “김태흠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다고 가정했을 때, 양승조-김태흠 대결에서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양승조 지사의 기반은 천안·아산 등 충남 위쪽 지역이다. 두 도시만 해도 충남 인구의 46%가 넘는다”며 “반면 김태흠 의원은 기반이 보령·서천 등 충남의 아래 지역이다. 두 도시는 충남 인구의 7%에 그친다. 기반으로 따져도 양승조 지사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물로만 봐도 두 후보 중 양승조 지사가 충남도민들에게 평가가 더 좋다. 김 의원도 결코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광역시
대구에서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중요하다면,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시에서는 민주당 내부 경선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현 시장이 재선을 위해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등록했다. 이 시장 외에도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해경 남부대 교수, 정준호 변호사도 후보로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용섭 시장과 강기정 전 수석 ‘빅2’의 재대결 구도로 예상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8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바 있다.
이용섭 시장은 국세청장과 행자부 장관 등 중앙정부 요직을 두루 거치며 쌓은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다. 도시철도 2호선, 광주형일자리 등 굵직한 지역현안을 해결하고, 광주형 뉴딜정책 등 미래 사업에도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기정 전 수석은 3선 국회의원의 경륜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최장수 정무수석’이라는 청와대 경험을 앞세운다. 강 전 수석은 ‘더 큰 광주, 그랜드 비전’을 발표하는 등 준비된 시장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지지자들에 호소하고 있다.
두 예비후보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으로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호남이 민주당의 텃밭이라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어느 지역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현역이 조금만 실정을 해도 바로 표를 주지 않는다. 호남에서 재선 지사, 시장이 나오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들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실제 7번의 역대 민선 광주시장 중 재선에 성공한 이는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장이 유일하다.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힘에서는 주기환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과 하헌식 전 광주 서구을 당협위원장이 국민의힘 공관위 후보자 공모에 등록을 마쳤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광주에서 윤 당선인이 12.72%로 역대 최고 득표율을 올렸다. 그럼에도 광주시장 선거에서 당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라북도
전북은 역대 민주당계 인사가 도지사를 맡아왔다. 이에 보수정당에서는 전북지사 후보로 선뜻 손들고 나오는 이들이 없었다. 실제 과거 선거에서는 간신히 후보를 내세워왔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두 명의 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다. 김용호 전북대학교 특임교수와 양정무 랭스필드 대표이사다. 김용호 교수는 변호사 출신으로, 국민의힘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장과 전북지방변호사회 이사를 지냈다.
양정무 대표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지만, 이 전 대표가 경선에서 탈락하자 윤석열 국민의힘 당시 후보의 전북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두 후보가 경쟁하게 되면 보수정당이 전북지사 선거에서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후보로 본선에 나서도 당선은 쉽지 않다는 정치권의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송하진 현 전북지사가 3선을 준비 중이다. 이에 맞서 김윤덕 안호영 의원과 김관영 유성엽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5명의 후보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전라남도
전남에서는 김영록 현 지사가 재선 고지를 밟기 위해 준비 중이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김영록 지사가 단독 신청하면서, 공천도 사실상 확정됐다.
국민의힘에서는 두 명의 후보가 손을 들고 나섰다. 이정현 전 의원과 이중효 전 영암·무안·신안 당협위원장이다.
관건은 이정현 전 의원이 어느 정도 저력을 보여주느냐다. 이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전남 순천에서 보수정당 최초로 재선에 성공, 당대표까지 지낸 바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이 전 의원의 정치적 위상도 추락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강원도
2011년 재보궐 선거로 당선돼 11년째 강원도를 이끌어온 최문순 현 지사는 이제 더 이상 출마를 할 수 없다. 이제 강원도는 새로운 지사를 찾을 준비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최문순 지사가 3선을 했음에도 민주당은 뜻밖의 ‘인물난’에 빠졌다. 4월 7일 마감된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서 강원지사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사람이 전무했다. 지난 대선 윤석열 당선인이 강원도에서 54.18%를 득표하며, 41.72%의 이재명 당시 후보에 크게 앞서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강원지사 선거가 험지로 분류됐다.
이에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인사들이 대선 이후 자취를 감췄고, 나 홀로 예비후보에 등록했던 원창묵 전 원주시장마저 접수 마감일 “도지사 선거 후보 공모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민주당은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추가 공모와 전략공천 등의 절차를 통해 후보자를 찾는 과정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광재 의원의 차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신윤’과 ‘친윤’의 2파전이 예고되고 있다. 김진태 전 의원과 황상무 윤석열 선대본 언론전략기획단장이 공천을 신청한 것이다.
김진태 전 의원은 강원 춘천에서 재선을 지낸 대표적 ‘친박’ 정치인으로,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당내 이재명비리특위 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 활동했다. 황상무 단장은 KBS 9시 뉴스 앵커 출신으로 윤 당선인의 TV토론 ‘코치’로 활동했다.
#제주도
제주도지사 자리는 원희룡 전 지사가 지난해 대선 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그만둔 이후 공석으로 남아있다. 민주당에서는 제주도지사를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52.59%를 득표하며, 42.69%의 윤석열 당선인에 10%p 가까이 앞섰다.
제주지사 탈환을 위해 민주당에서는 3명의 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다. 오영훈 의원을 비롯해 김태석 전 제주도의회 전반기 의장, 문대림 전 대통령비서실 제도개선비서관이다.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국민의힘에서는 7명의 예비후보가 몰렸다. 이는 울산과 함께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허향진 전 제주대 총장, 장성철 전 제주도당위원장, 김용철 공인회계사, 박선호 제주-완도 해저터널추진위원장, 부임춘 전 제주신문 대표, 정은석 전 한국관광대 교수 등이 공천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원희룡 지사가 재임기간 동안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한 결과가 지난 대선 득표율로 나온 것”이라며 “또한 최근 제주녹지국제병원을 둘러싼 법원의 판결 논란도 제주도지사 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지사직 수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