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나체 사진” 영국 광고표준국 금지 처분…아디다스 “성적인 의도 없어”
당시 아디다스는 ‘#SupportisEverything’이라는 태그와 함께 “우리는 모든 모양과 크기의 여성 가슴이 지지와 편안함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히면서 “우리의 새로운 스포츠 브라는 43가지 스타일로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다양성을 강조한 제품이라는 점을 홍보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 광고는 단숨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다분히 선정적이다’ ‘여성의 신체를 광고에 이용했다’며 비난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대담하다’ ‘신선하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비난에 대해 아디다스 측은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가슴을 존중하는 한편 다양성을 나타내고자 했다. 맞춤형 브라가 왜 중요한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모델들의 신분을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얼굴은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모든 모델들이 광고에 자진해서 출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델들 역시 광고의 목적성을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얼마 전 이 광고는 영국에서 금지 처분을 받고 말았다. 이에 대해 영국 광고표준국(ASA)은 여성의 알몸을 노출시킨 이 광고가 여성을 성적으로 상품화했다는 수십 건의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일부 민원인들은 이 포스터 광고가 어린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게시되기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ASA는 “여성들이 묘사된 방식이 성적으로 노골적이거나, 여성들을 상품화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맨 가슴이 드러난 사진은 명백한 나체 사진이다”라고 말하면서 “따라서 우리는 이 광고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광고 타깃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 광고가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SNS(소셜미디어)와 같은 미디어에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결정에 대해 아디다스는 “이 광고에는 성적인 의도가 담겨있지 않았다. 단순히 여성의 신체 일부로서 가슴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고 항변했다. 또한 이런 비난을 감안해 그간 학교나 종교 건물 근처에는 광고를 싣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처럼 영국에서 금지 처분이 내려진 가운데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과연 동일한 처분이 내려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