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 시 ‘일만 하는 방’ 정해둬야…질투심으로 괴로울 땐 ‘자기 확언’ 필요
#일의 의욕을 높이는 방법
아무래도 의욕이 나질 않는다. 특히 집에서 일할 경우 좀처럼 행동 착수가 어려워 고민하는 사람도 많을 터. 의욕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뇌과학 저서를 여러 권 펴낸, 홋타 슈고 메이지대학 교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환경을 바꿔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 뇌는 동일한 자극을 계속 받으면 “효율적으로 뇌를 작동시키기 위해 자극을 자극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즉 집에서는 쉴 때와 일하는 환경이 똑같기 때문에 자극이 되지 않는 것. 결국 뇌는 ‘오프(OFF)모드’가 되고 만다. 의욕이 나질 않고 ‘업무모드’로 전환이 어려워지는 이유다.
환경과 뇌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애런 헬러 교수팀(심리학)은 피실험자 132명의 이동 현황을 GPS로 34개월에 걸쳐 기록하고 감정 변화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장소 변화가 많을수록 긍정적인 감정이 높았다”고 한다.
또한 뇌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환경이 ‘뇌의 보수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보수계는 즐거움과 쾌락에 관여하며, 행동하는 데 필요한 의지와 의욕을 생성하는 신경 영역이다. 바꿔 말하면 “새로운 환경에 있는 것만으로도 의욕을 북돋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홋타 교수는 “집 대신 카페 등으로 이동해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학적 근거가 있는 행동”이라고 전했다. 만약 집에서 계속 일해야 한다면 ‘일만 하는 방’을 따로 정해두는 편이 좋다. 덧붙여, 뇌가 ‘새로운 환경’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끔 책상을 테라스나 베란다 등으로 옮겨 일하는 것도 의욕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된다.
#과학적으로 분노 잠재우기
분노는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로,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이다. 하지만 ‘분노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건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일례로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화를 덜 내는 사람보다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높고, 지속적인 분노 상태는 고혈압과 두통, 피로감 등을 불러일으킨다.
영국 런던대학 연구팀은 “화를 내면 면역력이 6시간 이상 저하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다른 사람에 대한 보살핌, 사랑하는 감정을 품으면 면역력이 24시간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이처럼 분노는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 상하게 한다. 결국 망가지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인 셈이다.
홋타 교수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되도록 긍정적인 시선으로 전환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애초 ‘짜증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로 이어진다”고 충고했다. 가령 인간은 혈당 수치가 낮아지면 짜증을 쉽게 느낀다. 몸에 혈당이 떨어져 배가 고플 때 부부싸움이 늘어난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당분이 가득한 음식’을 먹으면 체중이 증가하는 등 단점이 장점을 훨씬 웃돌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홋타 교수는 “분노를 다스리고 싶을 땐 포도당 음료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포도당이 혈당을 올려주고 뇌를 일시적으로 환기시켜주기 때문이다. 당분이 들어간 음료를 마셔도 되긴 하지만, 실제로 우리 뇌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설탕을 구성하고 있는 포도당뿐이며, 과당은 에너지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당의 최소단위인 포도당만 섭취하는 편이 효율이 좋다.
아울러 홋타 교수는 “피로가 누적되면 분노를 조절하는 힘이 약해진다”면서 “평소 수면을 잘 취하고 적절히 영양을 섭취하는 게 필수”라고 덧붙였다.
#질투심 능숙하게 대처하는 법
커져가는 질투심으로 고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심리학에서는 ‘악성질투’와 ‘양성질투’ 두 종류가 있다고 본다. 양성질투는 동기부여가 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의 질투심 대부분은 악성질투로 심신에 악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이 괴로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홋타 교수는 ‘자기 확언(self-affirmation)’이라는 방법을 추천했다. 일종의 ‘마음 챙김’으로, 일정한 틀 안에서 자기 스스로에게 긍정적이고 확신에 찬 말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효과가 입증됐으며, 질투심을 경감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꼽아보라고 요청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댄스는 내게 있어 소중한 일. 댄스는 나의 열정이자 인생이다. 댄스스튜디오는 제2의 집이며 댄스팀은 제2의 가족이다. 하지만 가족은 더욱 소중하다. 가족 없이는 살 수 없다.”
직접 말로 한다거나 혹은 종이에 쓰면서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되새긴다. 가급적 현재진행형, 현재 상태로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다. 실험 결과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확인만 해도 불안을 잠재우고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쿄대학이 발표한 연구도 흥미롭다. 요컨대 “무언가를 ‘올리고’ ‘낮추는’ 운동 감각과 사람을 우러러보거나 낮춰보는 감정이 의외로 연관성 있다”고 한다. 실험에서는 ‘나’와 ‘타인’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올리는 동작과 낮추는 동작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타인’을 올리는 동작의 경우 양성질투라 할 수 있는 ‘선망’의 감정이, ‘나’를 낮추는 동작에서는 악성질투라 할 수 있는 ‘질투’의 감정이 더 두드러졌다.
만약 누군가에 대한 질투심이 생길 것 같으면 그 사람의 이름을 종이에 적고 들어 올려 보자. 그러면 ‘선망’이라는 양성질투로 바뀌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덧붙여 “시선을 위로 향하고 생각하면 긍정적인 사고가, 시선을 낮춰 생각하면 부정적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는 연구도 있다. 질투라는 감정으로 괴로울 땐 하늘을 올려다보면 의외로 도움을 받을지도 모른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