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커브길 사고 막기 위한 고육지책…운전자들 도로 위 화살표에 신경 바짝
멕시코의 ‘컴브레스 데 아쿨칭고’ 또는 ‘아쿨칭고 고원’은 베라크루스에 있는 산악 지역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커브길로 악명 높은 곳이다. 특히 대형 트럭들의 경우 커브가 아주 심한 일부 내리막 구간에서는 안쪽 차선으로 가지 않고는 도저히 커브길을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자 지역 당국은 다소 기이한 방법을 하나 고안해냈다. 추락사할 위험이 높은 구간에서만큼은 차선을 바꿔서 운행하도록 한 것이다. 요컨대 중앙선을 넘어 아예 차선을 바꿔서 달리도록 한 것. 따라서 현재 ‘아쿨칭고의 레인 댄스’라는 별명이 붙은 이 구간이 시작되는 곳에는 ‘반대편 곡선 구간 시작’이라는 표시와 함께 도로 위에 반대 차선으로 전환하라는 화살표 표시가 그려져 있다.
의도는 좋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됐다. 이 구간을 운전할 경우 운전자들은 안 그래도 커브길 때문에 조마조마한데 이제는 도로 위 화살표에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운전해야 됐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갑자기 차선이 변경될지 모르기 때문에 한눈을 팔았다간 자칫 역주행을 하는 꼴이 되고 말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런 기괴한 방식의 차선 변경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겉보기에는 혼란스러워 보여도 차선 변경 정책을 도입한 후부터 추락사 횟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도로 위 화살표가 잘 보일 경우에 한해서다. 어두운 밤이나 안개가 짙게 낀 경우에는 화살표가 잘 보이지 않아 위험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제한 속도는 매우 느리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주오는 차와 정면충돌할 경우에는 언제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