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한테도 학교한테도 모두 안 좋은 제도…전근대적 발상” 비판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단한 선수가 있다면 해당 팀에서 아마추어 야구 육성을 위해 계약한 선수의 출신 중학교에 계약금의 3%를, 선수가 최종 졸업한 학교에 계약금의 7%를 야구용품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신인 선수가 해외에 진출할 경우 학교 지원금이 무려 5년 동안 중단되는 것이다.
덕수고 심준석이 KBO에 신인 드래프트 신청서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심준석이 미국 구단과 계약을 맺게 되면 덕수고의 학교 지원금도 끊긴다.
이와 관련해서 지방 팀의 한 스카우트는 지원금 중단은 KBO의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한테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이고, 학교 입장에선 선수의 선택을 만류할 수 없다. 그런데 선수가 해외에 진출한다고 해서 그 ‘벌’을 학교가 받아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건 선수한테도, 학교한테도 모두 안 좋은 제도다. 이전처럼 우후죽순으로 해외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기껏 해봐야 한두 명 정도 외국 진출이 가능한 현실에서 왜 이런 제도가 존재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더욱이 2, 3년이 아닌 5년은 너무 길다. KBO의 유소년 지원금은 KBO의 장기 발전을 위한 제도이겠지만 해외 진출한 선수들이 KBO리그로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고, 지금처럼 세계화를 외치는 세상에서 이전 제도를 수정하지 않고 유지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제도로 인해 미국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맺은 선수들은 해외 진 출시 계약금의 일부를 학교 발전 지원금으로 내놓고 가는 게 일반적이다.
심준석은 미국 도전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학교 지원금이 끊기는 데 대해 깊이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찌감치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을 맺은 경기상고의 포수 엄형찬은 학교 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 속에 미국행을 결정지었다. 경기상고 최덕현 감독은 “우리 학교에서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맺는 선수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면서 “학교에서도 엄형찬의 미국행을 적극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5년간 학교 지원금이 중단되는 것과 관련해선 “기간이 너무 길긴 하지만 선수의 꿈과 도전을 위해서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