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은행 채용비리로 최종 탈락한 피해자에 5000만 원 배상”

법원 “피해자 느꼈을 상실감‧좌절감 상당할 것”

[일요신문] 하나은행이 채용비리로 최종 탈락한 피해자에게 5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사. 사진=연합뉴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김경수 부장판사)는 A 씨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하나은행이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 씨는 2016년도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에 지원해 서류심사와 인‧적성 검사, 합숙 면접, 임원면접을 거쳐 내부적으로 작성된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당시 인사부장은 합격자 명단을 확인한 후 실무진에게 ‘상위권 대학 지원자를 합격시키라’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실무진은 지시에 따라 특정 대학 출신이나 ‘은행장 추천 지원자’ 등 14명의 면접점수를 올렸다. 이 때문에 A 씨는 최종 불합격됐다.

하나은행 측은 소송에서 “재량권 범위 내에서 채용 절차가 진행됐다”며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가 예년보다 부족해 대학별 균형을 고려해 작업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원은 하나은행이 채용 절차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훼손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자신의 노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회를 박탈당해서 느꼈을 상실감과 좌절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민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