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이슈 프로젝트에서 ‘생존은 역사다’, ‘십이지신상’, ‘숨쉬는 게르니카’ 등 선보여
육근병 작가는 1992년 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인 ‘카셀 도큐멘타’에 백남준 작가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해 비디오 아티스트로 주목받았다. 육 작가는 카셀의 프리데리치아눔 미술관 앞 광장에 설치한 ‘풍경의 소리 + 터를 위한 눈 = 랑데부’는 과감한 구성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시 육 작가는 광장 한 가운데에 부풀어 오른 흙무덤 봉분을 세우고 그와 마주한 빌딩 입구에는 대형 원주를 세운 후 각각 그 안에 움직이는 눈 영상을 설치하여 각각 ‘동양의 눈’과 ‘서양의 눈’이라고 작품을 명명했다.
‘생존은 역사다’는 1945년부터 1995년까지 약 50년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했었던 큰 사건들을 서사적 시각으로 만든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류는 희로애락을 끝없이 생성하고 소멸시키는 순환을 거듭하고 항상 이러한 세상 속에 존재하며 우리는 그 묵시록들을 기록해왔다. 그 기록이 살아있는 DNA이기 때문에 곧바로 생존은 역사다가 된다. 바로 당신이 역사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고 말한다.
‘십이지신상’은 삼라만상의 귀결체이자 모든 인간이 하나씩 지니게 되는 각각의 에너지로서 만물을 작용하는 요소로서 존재한다 십이지신상은 파블로 피카소, 아돌프 히틀러, 마더 테레사, 마오쩌둥, 스티브 잡스 등 인류의 생존이 낳은 세계 근현대사를 이끈 12명의 초상을 담은 작업이다. 세계. 근현대사의 변화를 이끌어온 주요 인물들이 작가의 조형언어 안에서 우리에게 역사와 그들과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
‘숨쉬는 게르니카’는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1937년 스페인 내전 당시 바스크 지방의 소도시 게르니카가 나치 독일 콘도르 군단의 폭격으로 발생했던 비극적 참사에 분노한 피카소는 ‘게르니카’라는 대작을 남겼다. 육근병의 숨쉬는 게르니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이번 전시 타이틀은 ‘Plusism’이다. 플러스(+)란 동서남북, 사방을 나타내는 땅의 의미이며 음양오행의 완성을 나타내는 이미지다. 작가에게 +는 눈이기도 하다. 세상을 응시하는 눈과 교차하는 시선을 매개로 삶의 본질과 세계의 근원적 문제를 탐구한다. 육근병 작가는 ‘눈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현하고, 감정을 이입한다’고 설명한다.
한편 아트이슈프로젝트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동안 ‘동학 정신 예술로 태어나다’라는 주제로 동학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가들의 철학과 정신을 담은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육근병 작가 전시는 동학 예술 프로젝트의 네 번째 기획 전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