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급 포수 5명 한꺼번에 FA 시장 나와…롯데 관계자 “노코멘트” 조심스런 입장
그렇다면 박세웅과의 다년 계약은 예고편에 불과한 것일까. 야구계에선 롯데의 시선이 외부로 향했고, 박세웅과 호흡을 맞출 포수 영입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동안 롯데는 강민호가 FA를 통해 삼성으로 떠난 뒤 포수 자리에 약점을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올 시즌 FA로 풀리는 포수가 무려 5명이나 된다. 4년의 계약 기간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둔 이재원(SSG)과 양의지(NC), 그리고 유강남(LG), 박동원(KIA), 박세혁(두산)까지 주전급 포수 5명이 한꺼번에 FA 시장에 나온다. 이들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포수가 양의지다. 아직 FA 시장이 개장도 안했지만 양의지는 FA 최대어로 꼽히며 그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4명의 포수들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는 2019년을 앞두고 4년 총액 125억 원이라는 역대 포수 최고의 몸값으로 두산에서 NC로 팀을 바꿨다. 지난 4년간 519경기 타율 0.322, 103홈런, 39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9를 기록했다. 특히 NC 입단 첫 해인 2019년 타율 0.354를 기록하며 1984년 이만수 이후 무려 35년 만에 타격왕에 오른 포수로 이름을 남겼다. 2020년과 2021년에는 2년 연속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고, NC 또한 양의지를 앞세워 2020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한꺼번에 휩쓰는 통합 우승을 이뤘다.
물론 양의지가 내년이면 36세이고,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수비는 물론 공격력과 리더십을 갖춘 완성형 포수라는 점에서 그의 몸값은 어느새 100억 원 규모로 책정되고 있다.
먼저 NC는 당연히 양의지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양의지가 없는 NC는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물론 다른 포수들도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양의지의 존재감을 따라갈 자가 없다. 야구계에서도 NC가 다른 선수는 몰라도 양의지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붙잡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음은 두산이다. 두산의 신임 사령탑인 이승엽 감독이 취임식에서 포수 보강을 천명했다. 두산의 취약 포지션이 포수이고, 좋은 포수가 있다면 야수들, 투수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면서 포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감독의 이런 발언의 배경엔 양의지가 존재한다. 박세혁이 FA로 나오지만 박세혁을 잡는 대신 양의지 영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두산 구단도 신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선 감독의 바람을 현실로 실현시켜야 할 숙제가 있다. 두산이 양의지를 데려오려면 프로 생활의 시작과 끝을 두산에서 매듭짓길 바란다는 메시지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라면 NC에 남는 게 최선이지만 친정팀인 두산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것도 흥미로운 시나리오일 수밖에 없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몸값’이다.
야구계에선 NC, 두산 외에 롯데가 양의지 영입을 위해 FA 시장에 참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롯데 구단 관계자는 양의지 영입 관련해서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양의지를 제외한 다른 FA 포수들에게 관심이 있는지를 물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이 또한 “노코멘트”라고 대답했다. 노코멘트가 관심이 있는 걸로 해석해도 되는지를 재차 물었더니 그에 대해서도 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