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잎만 사용, 바람과의 싸움 관건…“음영 표현까지 할 수 있다니 놀랍다” 반응
트위터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다.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낙엽을 사용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호빵맨’을 똑같이 재현했다. 갈색 계열의 잎은 얼굴로, 그보다 짙은 색은 망토로, 붉은빛의 나뭇잎은 호빵맨의 빨간 볼로 다시 태어났다. 게다가 호빵맨의 마스코트인 스마일 마크도 작은 은행잎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관련 게시물에는 “발상이 천재” “음영 표현까지 낙엽으로 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며 극찬하는 반응이 많았다. 대부분 “낙엽을 회화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이 신선하다”며 놀라워했다.
이른바 ‘낙엽아트’를 선보인 주인공은 일본 나라현에 거주하는 하마사키 히로타카 씨다. 일본 매체 ‘마이나비뉴스’에 따르면 “하마사키 씨는 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해마다 단풍이 끝나갈 무렵, 소셜미디어에 낙엽아트를 공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가 낙엽아트를 시작한 계기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돈이 들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미술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활동이 없을까’ 고심하던 차였다. 해답은 그의 발밑에 있었다. 땅에 떨어진 선명한 색상의 단풍이 눈에 띄었기 때문. 하마사키 씨는 즉시 빗자루를 들고 낙엽을 쓸기 시작했다.
그에 의하면 “작품에 사용하는 잎은 나무에서 따지 않고, 떨어져 있는 잎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바람과의 싸움이다. 어쨌든 바람이 불어 낙엽이 한 장이라도 움직이면 작품의 인상이 크게 달라져 버린다.
처음엔 관심이 없던 학생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호응이 높아졌다. 지금은 낙엽아트로 만들어지길 바라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만든 작품은 애니메이션 ‘이웃집토토로’에 등장하는 ‘고양이버스’. 주된 재료는 물론 낙엽이며, 고양이 수염 부분에는 마른 나뭇가지를, 라이트 부분은 돌멩이를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하마사키 씨는 “이걸 과연 ‘아트’라고 불러도 되는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매력 있는 수업 만들기의 일환으로 매년 가을 낙엽아트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업에서는 낙엽으로 그라데이션을 표현한다든지 주로 색채 학습의 도구로 활용 중이다. 그는 “내년에도 학생들과 함께 멋진 가을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